홍대리 시리즈를 처음 접했다. 특히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 1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2를 읽다보니 적응이 안된것도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메시지를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책을 읽고 삶에 적용하자’. 이 한 줄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저자는 홍대리라는 가상의 인물을 가지고
소설 형식으로 글을 써내려간다. 다른 자기계발서에 나오는 인물과는
달리, 홍대리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평범하다 못해 안타깝기까지 하다. 늘 일이 잘 안되고, 돈도 많이 없고, 아이처럼 실수도 많이 하고. 이런면에서는 마치 내 자신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독자들로
하여금 이 홍대리라는 캐릭터와 자신을 동일시
하게끔 만드는 효과를
내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홍대리라는 캐릭터에게 몰입하기는 쉽지않다. 소설 형식으로 쓰기는 했으나, 소설이 아니기에 캐릭터에
대한 섬세한 묘사가 빠져있다. 그래서 홍대리라는 사람이 실존하는
인물이라고 느끼기에 무리가
있다. 소설은 독자로 하여금 은근히
소설속 인물의 심리와
깨달음을 느끼게 해주는
반면, 이 책은 아예 대놓고 ‘홍대리는 그 순간 이러이러한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식으로 표현을 한다. 그래서 더 몰입이 안 되는 것 같다. 어쨌든 이런 점만 제외하면 누구나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하는 책이다. 한두줄로 요약될
수 있는 내용이지만, 그 내용이 너무나도 중요한 내용이기에
그렇다.
홍대리는 1년 365권 독서 프로젝트에 성공하고 회사내에 독서클럽까지 운영할
정도로 독서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독서의 중요성도 알고 누구보다 독서를 통해 성공하고자 하는 열망이 강하다. 하지만 이런 홍대리가 어느 순간 독서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고, 독서가 자신의 인생을
얼마나 변화시키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그는 이지후라는 (저자의 이름이 이지성인걸로 봐서 아마 저자 자신을 표현하고자 했던게 아닌가
싶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자신의 멘토에게
진정한 독서란 무엇인지에
대해 배운다. 특히 이 책에서는 그냥 아무 장르의 책이 아닌, 자기계발서 읽기를 다룬다. 꼭 자기계발서나 세상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자서전만이 진정한 ‘성공’이 무엇인지에 대한 깨달음을 주는건 아니지만, 홍대리 시리즈의 성격상
설정을 그렇게 한 것으로 보인다. 홍대리는 지금껏 자신이 ‘열심히’만 독서를 했지, ‘제대로’ 독서를 해온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홍대리의 멘토 이지후는 독서를 통해 생각을 변화시키고, 행동을 바꾸고, 자신이 품었던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게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준다.
이 깨달음을 실천하기 위해서 홍대리는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홍대리는 성공에 대한 꿈과 이야기를 반복해서 읽고 쓰게되고, 무조건 모든 성공한 사람의 흉내내는 것이 좋은 건 아니라는 점을 알게된다. 또한 여러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때로는 한 권의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도 깨닫는다. 홍대리는 책에서
얻는 가르침을 실생활에 적용해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일도 잘하게 된다. 그래서 홍대리는
결국 1000권의 책읽기 프로젝트에 도전하기로
마음먹는다.
이 책은 이미 독서의 소중함과 가치를 깨달은 사람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그 보다는 학생들이나 독서를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미 책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이 책에서 다루는 독서는 극히 독서라는 재미의 그리고
가치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책을 성공의 도구로 생각하진
않는다. 독서는 때로 현실도피를 위해 하기도 하고, 누군가와의 대화를 위해 하기도 하고, 그냥 심심해서 하기도 한다. 꼭 독서를 통해 깨달음을 얻어야하고, 그 깨달음을 종이에 써서 외우며 삶에 적용해야 하고, 그로인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성과를 얻어야 한다…너무 극단적이고 단편적이지 않은가. 독서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독서를
이렇게 쉽게 정의내린다는 것이 불편하다. 어쨌든 이 책에서 강조하듯, 독서는 정말 중요하다.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독서는 시공간을 초월해
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해주고, 그로인해 사람은
더 큰 세상을 본다. 이 책에서는 독서를 어떤 의무로 생각하지 말라고
하지만, 결국 전하는 메시지는 형식적이고
의무적인 독서를 하라는
것이다. 나는 그것보다는 좀 더 자유로운 독서를 하기를
권한다. 자유롭게 많은 장르의 책을 접하고 자유롭게 깨닫고
자유롭게 느끼라고 말하고
싶다. 어느 메시지가 자신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라면, 그것을 굳이 종이에 적어서 매일 보지 않아도 스스로 충분한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반대로 아무리
중요한 깨달음이라도 자신에게
적용되지 않는 이야기라면 굳이 적어서 상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를 자신의
삶과 니즈에 알맞게 적용 시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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