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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님의 서재

스타크래프트가 연예인들이 타는 차라고만 알고있는 나로서는 게임 특히 플스는 더더욱

젬병이 아닐 수 없다. 이코가 책으로 나온다는 소식을 게임을 좋아하는 후배가 듣더니 열광하던

모습은 그래서 나로서는 호나우두 모르고 월드컵 보는 사춘기 소녀와 다를 바 없었다고 하겠지.

 

570페이지가 결코 길게 느껴지지 않는 건, 게임의 문외한으로서 게임을 원작으로 한 소설을

술술 읽어나가는 건, 아무래도 작가의 필력 탓이 아닐까? 미야베 미유키의 명성을 이 소설로

처음 접한 것이 행운일지 불행일지는 명약관화하다. 좋은 글에 당할 자 없다. 문제는 취향의

차이이다. 로맨티스트인 나로서는 순정의 문제에 집착했는지도 모른다. 이코는 왜 본적도 없는

그 소녀를 안개의 성에서 구해야 하는 것이지? 그 손만 놓으면, 그 미련만 떨치면 당장이라도

토쿠사 마을의 토토와 계모님을 만날 수 있을텐데... 게임에서 배경내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코의 선조인 이방의 기사 오즈마가 요르다와 연결되어 있어서이다. 그 굳건한 뿔처럼 둘은

요르다와 깊이 교감해있다. 마치 고전동화의 전설마냥 이들의 인과관계는 단순하지만 단단하다.

그리하여 해피, 에버, 애프터,

 

이코의 혼신과 요르다의 헌신 그리고 오즈마의 희생 이런 단어의 징검다리를 굳세게 건너는 것이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다. 시니컬하거나 로맨티스트이지 않은 사람은 결코 디딜 수 없는,

그런 곳의 끝에 안개의 성이 있었다.

이제 요르다를 구해 그녀의 손을 꼭 쥐기 위해 떠나기로 한다.

해피, 에버, 애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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