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덕분에 친구들과 하던 소소한 스터디가 중단된 지도 벌써 일년 쯤 되었다.. 친구들과 철학/미학/예술/페미니즘/영어원서 등 서로가 관심있는 분야에 대한 논문이나 책을 읽고 발제를 하거나 피피티를 만들어 발표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는데, 미술을 전공한 친구들의 지식에 힘입어 미술사 스터디를 꽤 길게 진행을 했었다. 그 때 사용한 책은 <클릭, 서양미술사>였는데, 아주 교과서 느낌의 반듯하고 재미없는.. 책이다. 사실상 흐름만 참고하는 전공서 느낌이였고, 대부분의 내용은 그림과 내용을 정리해 온 피피티로 진행이 되었다.
그 열심히던 스터디에서 배운 지식들이 일 년이 지나 모두 휘발되는 것 같은 느낌이 아까워서,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간단히 흐름을 훑어 볼 수 있고, 도판이 잘 되어있는 미술사 책을 찾다가 신간 코너에서 발견한 책인데, 나의 가벼운 기대 이상이다. 도판의 선명함은 물론이고, 미술사의 흐름과 그 사조의 유기적 관계까지 설명한다.
이 책은 크게 미술사조, 작품, 테마, 기법 네 가지 파트로 이루어져 서양 미술사 전반을 소개한다. 우선 미술사조 파트에서는 미술사의 큰 흐름들을 짚어준 뒤, 작품 파트에서는 그 시기에 어떤 유명 작가의 작품이 있었는지 설명과 함께 그림으로 소개해 준다. 테마 파트에서는 어떤 시기에 어떤 것이 그림의 소재가 되었는지를, 기법은 미술 기법들의 발전과 자세한 방법을 소개한다.
특히 좋았던 것은, 서문과 책의 전체적 전개의 일치이다.
-서문에서 발췌-
“모든 예술가들은 기존의 전통을 무너트릴 때 조차 역사 속에서 그들이 처해 있떤 시간과 장소를 작품에 반영한다.
...
미술은 그 시대와 사회적 상황에 따라 겹쳐지면서 변화하고, 서로 영향을 끼치며 반응을 일으킨다. 미술은 진공 상태처럼 외부와 단절된 상태에서는 결코 만들어지지 않는다. ˝
˝미술운동은 대개 어떤 선구적인 화가가 그동안 받아들여져 온 전통이나 ‘룰‘을 깨트리고 이전의 작품들과 뚜렷하게 다른 뭔가를 창조할때 시작된다.˝
미술‘사‘를 다루는 책으로서, 모든 역사와 마찬가지로 어떤 미술작품이라도 시대의 흐름 속에서 상호영향적으로 탄생했음을, 새로운 시도에 선행되는 것은 이전의 전통과 관습의 ‘인식‘이고, 그 ‘틀‘을 깨트리려 할 때 새로운 사조가 나타난다는 것을 서문으로 설명해 주는데, 이 선언을 본문에서도 지키듯 특정한 사조가 무엇에 영향을 받고 어떻게 발전해나갔는지를 한 쪽 남짓하는 짧은 설명글 안에 모두 설명해준다.
그렇게 미술 사조의 큰 흐름을 훑어보게 하고 나서는 작품/테마/기법의 미시적인 설명을 제공한다.
미술 작품들을 소개한 책들은 많지만, 거시적 흐름을 간략히 정리한 책으로선 최고인 듯 하다.
조각조각 흩어져 있던 머릿속의 지식들이 정리되는 기분~ 이 기세를 이어 다음은 현대 미술, 디자인 사 책을 훑어보려 한다.
+ 제가 공부할 때 참고하는 미술사 연표 사이트입니당
+ https://sema.seoul.go.kr/rd/getArt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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