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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독서광
  • 찰스 : 한윤섭 희곡
  • 한윤섭
  • 9,000원 (10%500)
  • 2019-03-22
  • : 77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읽으면서 내내 한숨만 나왔다. 작가는 서울예대에 프랑스 핸느대에서 연극을 공부하고 많은 상도 받았다는데, 정말 글을 읽으면서 내 눈을 의심하게 되었다.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일단 개연성이 없다. 없어도 너무 없다. 정도가 있어야지, 이건 그냥 모든 사건이 아무런 계기 없이 우발적으로 일어난다. 마치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를 처음부터 짜놓지 않고 그때 그때 떠오르는 대로 막 휘갈긴 것 같다. 너무 성의 없다. 개연성을 대체 어디다 갖다 버린 것일까? 직업소개소 사장은 갑자기 닭장에 총을 쏘지를 않나 주인장이 닭이 되고 싶다고 하지를 않나, 사건 하나하나가 아무런 연유도 구체적이고 일리 있는 이유도 없이 급작스레 일어나고 종결된다. 게다가 화자들이 입으로 이야기를 일일이 설명하고 있다. 그런 것은 다 봐준다 치자.

이야기의 주제가 없다. 아니, 애초에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이야기의 목적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처음에는 닭장 안에 갇히고 개줄에 묶인 닭과 개가 자유를 갈망하는 듯 하다가, 갑자기 알바를 성추행하는 사람의 부도덕한 모습을 보여주고, 스릴러물로 바뀌어 살인사건이 일어났다는, 추리소설로 변모한다. 더군다나 직업소개소 사장은 우연치고는 너무 말도 안 되게, 마치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주인 여자에게 총을 주고 갔다가, 주인 여자가 사장을 죽이고 모든 일을 수습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나서 주인 여자가 사장이 떠났다고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다. "왜 떠났어? 그렇게 갑자기? 무슨 일이야?" 같은 질문도 하지 않는다. 그냥 어떻게 된 일인지 이미 알고 있다는 행동이다.

 

살면서 이렇게 끔찍한 희곡은 처음 본다. 이것이 정녕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든 많은 상을 받은 훌륭한 극작가란 말인가? 문학과지성사를 다시 한번 의심하게 되고, 한윤섭이라는 사람이 무슨 '빽'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고 추측하게 된다. 어이가 없다. 이게 희곡이라고? 초등학생도 이것보다는 잘 쓰겠다. 한심해서 못 봐주겠다. 여러분이 만약 이 리뷰를 보신다면, 절대 이 책을 사지 마시기 바랍니다. 읽고 싶더라도 도서관에서 빌려 보세요. 안 그러면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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