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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l10044님의 서재
  • 상투적으로 불행하고, 특별하게 행복한
  • 락서
  • 15,750원 (10%↓870)
  • 2026-09-16
  • : 3,340
사람들은 은연중 글쓰기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내 마음이 들켜서 조금 간지러웠다.

글쓰기... 글쓰기라....

나의 글쓰기는 일기가 전부다.
그 일기마저도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단 3년의 기록물이 전부이다.

고등학생 시절.
인생에서 가장 감정적이고 섬세하면서도,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믿었던 그 시절을 3년치라도 글로 남겨놓아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억만으로 남겨두었다면 지금쯤 많은 것이 사라졌을 텐데, 글로 남겨둔 덕분에 그때의 나는 아직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이 책을 읽으며 다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적일지언정 꽤 강렬했다.

그래서 이렇게 엉성하고 엉터리인 서평을 적어본다.

만일 생각보다 엉성해 보이지 않는다면 최근 절친이 된 챗씨의 도움이 조금 들어간 것이므로....
정확히는 내가 띄어쓰기에 자신이 없으므로....
그 부분은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책을 읽는 동안에는 자꾸만 뒤쪽을 만져보게 됐다.

읽은 만큼 왼쪽은 두꺼워지고, 앞으로 읽을 오른쪽은 점점 얇아졌다.

그게 싫었다.

그래서 조금 천천히 읽었다.
아껴 읽는다고 책의 마지막이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남은 페이지가 줄어드는 속도라도 늦추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결국 다 읽어버렸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는 조금 엉뚱한 고민까지 했다.

이 에세이를 더 읽을 수 있는 곳이 어디 없을까.

책은 끝났는데 나는 아직 이 사람의 글에서 나올 준비가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러니 책에 대한 감상을 적어야 마땅한 페이지에서 나는 작가에게 호통부터 치고 싶다.

당장 소설을 집필하지 않고 뭘 하고 있는 거냐고.

에세이를 읽었는데 이상하게 이 사람이 만들어놓은 소설 속 세상이 보고 싶어졌다.

그곳에 한번 들어가 보고 싶고,
가능하다면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싶다.

이 사람이 만든 세상에 갇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오랫동안 체류해보고 싶다.

그래서 감히 말하건대,

단편집 말고 최소 400페이지가 넘는 장편소설을 내놓으시라.

아니....

내놓아주세요.

호통은 여기까지 하고 이제는 싹싹 비굴하게 청하고 싶다.

당신은 글 쓰는 인간의 숙명을 타고난 사람이 맞다.

혼자서만 이렇게 재미있고 훌륭한 생각을 품고 살아서는 안 된다.
치사한 것이다.

이미 에세이가 출간되었으니 많은 사람들이 그 생각을 읽게 되겠지만, 나는 그것만으로는 택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책 곳곳에서 슬쩍슬쩍 보여준 것들이 전부일 리 없다.

아직 꺼내놓지 않은 이야기가 훨씬 많을 것 같고,
그 상상의 바다는 이제 겨우 발끝만 담근 것 같아서 자꾸 욕심이 난다.

이 작가를 찬양하는 거냐고?

절대 아니다.

그저 이 작가의 글쓰기가 에세이에만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을 몇 번이고 강조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고 보니 조금 이상하다.

글쓰기에 대한 욕구를 누구나 은연중 가지고 있다는 문장을 읽으며
내 마음을 들킨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난 나는 정말로 글을 쓰고 있다.

그것도 2009년 이후로 글다운 글 한번 써본 적 없는 사람이
이렇게 길게.

그래서 이 책이 어떠냐고?

이 글을 다시 처음부터 보시라.

아마 이 글 전체가 내 대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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