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게 고통에 익숙해지는 거라면
오스 2020/12/18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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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 진
- 이동은.정이용
- 12,600원 (10%↓700)
- 2020-12-10
- : 369
※서평단 활동으로 창비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책 뒤표지에 쓰인 감상평이 마음에 와닿았다. 진아와 수진의 곤경은 지극히 유별나지 않은, 나는 아니더라도 주위의 누군가는 할 법한 현실적인 곤경이었다. 그것은 두 '진'이나 '진'의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 역시 그랬다. '진아'와 '수진'의 이야기는 뉴스에서 본 것처럼 놀라워서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이 고통스러운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고통이었기 때문에. 특별하고 드물어서 눈이 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있음직 혜서 또 먹먹했고, 후반부에 가서는 두 명의 '진'이 나와 데면데면하게 아는 누군가일 것 같은 말도 안 되는 기분도 들었다.
현실을 살아가는 두 여자의 삶을 만화는 담담하게 풀어간다. 나는 어쩐지 책을 읽으며 진아 아버지의 사망신고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나, 수진이 임 소장과 정리하고 아들의 여자친구인 지원에게 같은 여자로서, 혹은 그냥 사람으로서 진심 어린 조언을 얹어줄 때 이들의 고통이나 고민 같은 것이 조금 해결된 것 같은 마음이 들어 후련했다. 하지만 안다. 이들의 삶이 앞으로도 여느 때와 같은 크고 작은 고통의 연속일 거라는 것, 하지만 수진이 언니에게 마음을 털어놓고 진아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존재가 되었던 것처럼 누군가의 도움으로, 그게 아니라면 혼자서라도 살아가긴 할 거라는 것. 죽음과 삶을 왔다 갔다 하며 이야기를 펼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까지.
그다지 극적이지 않은 같은 높이의 칸 속에서 그들의 이야기는 계속 흘러간다. 건조하고 답답해 보이는 진아와 수진의 이야기도 그 속에서 혹은 여기서, 저기서 흘러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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