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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영님의 서재
이 책은 '십자군전쟁'에대한 보다 객관적인 관점을 우리에게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아주 의미있는 책이 될 것이다.

혹 '우리하고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저 먼곳에서의 그리고 아주 오래전에 일어났던 전쟁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겠느냐?' 라고 물어보신다면......이 책에서 우리가 의미있게 받아들여야 하는 사실은 '전쟁자체' 즉 '언제 어디서 누구와 누가 싸웠느냐'가 아니고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이라고 말하고 싶다. 즉 '누가 피해자 이고 누가 전쟁을 일으켰으며, 어떠한 것들이 이러한 잔혹한 전쟁을 일으키게 되는 정당한 혹은 정당하지 못한 명분이었느냐' 하는 것이다.

일본의 거장 구로사와아키라 감독의 '라쇼몽' 이라는 영화가 있다. 헐리우드에서 니콜라스 게이지 주연의 '스네이크 아이' 라는 영화로 리메이크 했고 그 이외에도 수많은 영화에서 차용되는 이 영화의 매력은 바로 '관점의 차이'가 가져오는 선과 악의 구분이다. 이 책도 '라쇼몽' 처럼 '십자군전쟁' 전쟁에 대한 '관점의 차이'가 가져오는 -선과악의 문제까지는 아니더라도- 인식의 전환 문제를 말하고 있다.

우리 고등학생들이 보는 '세계사' 교과서에는 성지인 예루살렘을 유럽인들로부터 다시 되찾은 아랍인'살라딘' 이라는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반면에 십자군 원정을 호소했던 유럽인 교황 ' 우르반2세'의 이름은 나온다. 또한 1차 십자군 원정의 결과를 '성지회복'이라고 적고 있다. 하지만 '마호메트'가 승천한 예루살렘은 이슬람교도들에게도 성지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성지를 침략 당했다는 말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가 없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십자군전쟁'의 진실 파악이라는 역사적인 지식의 축적보다 '관점의 다양함'에 대해 인정하는 자세와 더 나아가서 '객관적인 관점'을 유지할수 있는 시작점을 발견할수 있어야 할 것이다.

1983년에 발간된 책을 이제라도 번역하여 출간할 생각을 하신 분들께 개인적으로 이러한 책을 접하게 해 줄 기회를 준것에 대해 감사드리고 싶다. 다만 이 책에 대해 몇가지 아쉬운 점을 언젠가 또 재 출간이 된다면 더 좋은 책을 만들어 주십사 하는 바램에서 적어본다.

이 책은 분명히 2 권 이상의 분량으로 나왔어야 하는 책이다. 용어 정리와 상세한 지도를 넣는다면 그리고 각 전투의 상황상황을 좀더 자세하게 전하려 했다면...... 이건 원작자에게 바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나 그동안의 일방적인 문화 인식 과정을 통해서 유럽의 지명은 잘 알고 있으나, 중동지방의 지명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 책을 보면서 그 수많은 도시의 이름들이 나올때마다 책 맨 뒤에 있는 지도를 찾아봐야 한다는 것은 상당한 고역이었다. (특히 그 지도는 중간부분이 책 사이에 끼어 있어서 보이지 않는다 ㅡ_ㅡ;;)

또한 우리에게는 생소한 아랍사람들의 이름을 어떨때는 중간이름으로 어떠한 경우에는 마지막 이름으로 또 어떨때는 그가 가지고 있는 지위의 명칭으로 나와 있어 사람구분하는 일도 만만치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련의 불만들은 원작자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는 출판하시는 분들에게 그 책임을 돌려야 할 것이다. 번역도, 그리고 책에 대한 형식과 편집 과정도 하나의 창조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창조과정에서 가장 중요시 되어야 할것은 독자들의 읽을 권리에 대한 확실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ㅎㅎ 잘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고, 다른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을 읽고 나서 불만만 잔뜩 늘어 놓은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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