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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이라는 참 이상한 일
- 한수희
- 12,420원 (10%↓
690) - 2017-08-01
: 547
듣는이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가 남들에게 제일하고 싶은 이야기는 여행이야기다. 어디가 좋으니 꼭 가봐라 이렇게 여행지를 추천하려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하나의 여행 이야기만 꺼내도 나의 모든 삶이 녹아있는 여행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러므로 나는 여행이야기를 아무에게나 하지 않는다. 한수희 작가의 <여행이라는 참 이상한일>은 내가 말하는 식의 여행기가 담긴 책이다. 말하자면 가이드북이 아닌 작가의 아주 사적인, 진짜 여행에 대한 기록이다.
털털하고 강단있는 작가는 주로 동남아시아나 인도에 다녀온 이야기를 썼다. 친한친구와 가족과 갔던 곳들. 주로 유럽을 여행한 나와 겹치는 여행지라고는 캄보디아라는 나라의 씨엠리엡이라는 도시와 프랑스 파리 두 곳 뿐이다. 그런데 그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내가 다른 여행지에서 겪었던 일이 불쑥 불쑥 생각난다. 예를 들면 남인도에서 어떤 픽업트럭 아저씨가 자기네 집에 놀러와도 된다며 어이없이 작가를 꼬시는 이야기를 들을 땐, 아! 나도 터키에서 그런 적이 있었어요. 라고 끼어들면서 내 얘기를 하고 싶고, '그때 그랬었지.' 하면서 나도 모르게 웃게 된다.
작가가 말하고 있는 여행기를 읽다보면 내 이야기가 생각나 글을 연속해서 읽기가 힘들다. 말하자면 이 책은 그저 읽는다는 표현보다는 작가와 내가 대화를 한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책이었다. 배낭여행을 다녀본 사람이라면 이 책은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니 소장하라고 말하고 싶다. 이건 이 작가만의 여행기가 아니라, 평소에 생각나지도 않던 내 기억 어느 구석에 박혀있는 내 여행이 떠오르게 하는 '나의 여행기이기' 때문이다. 피서지에 가져가면 좋을 책으로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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