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따스함에 모두들 물들면 좋겠다. ♥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 이후 두 번째 제동 오빠(?)의 책을 읽었다. 보통을 책을 사면 띠지를 버리는데
이 책의 띠지는 버리기가 아깝다. 제동 오빠 때문이 아니고 그 주변에 귀여운 버섯들 때문에 그렇다. ㅋㅋ
그렇게 띠지를 두르고 읽어 내려갔다.
정말 그럴 때가 있다. 아무리 책을 읽어도 인격적으로 왜 이리 미성숙한가. 나이 마흔이면 뭔가 좀 안정되어야 하는데 여전히 약한 나의 맨얼굴을 마주할 때마다 속수무책 흔들린다. 뭐하나 잘하는 것도 없는 것 같고,
애들에게 좋은 엄마도 아닌 것 같고, 자식으로서도 얼굴 들기 힘들고... 함께 살아도 외로울 때가 있고...
그 동안 김제동님의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들을 한 꼭지씩 해서 에세이를
풀어간다.
자신이 왜 여자 앞에서는 말도 못하는지, 왜 음지에서 몰래 피어나는 버섯마냥 조용한 사람인지 이야기도 하고, 정치적인 연예인이라는 수식어답게 살짝은 정치에 대한 이야기도 하지만 본인은 상당히 보수적인 사람이고 한다. 글이 짧으면서도 재미가 있고 진지하면서 툭툭 웃기는데 정말 술술 넘어간다.
사람 나름이겠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다.
2장은 특히 그가 정치적인 연예인으로 낙인찍혀 겪었던 힘들었던 시간도 보이고 노무현 대통령과의
일화도 읽을 수 있었다. 아마 그 부분에선 각자 나름대로 대통령에 대한 마음이 떠올랐을 것이다. 세월호 이후 아이들에게 더 많이 말을 걸고 모두 다 행복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사람. 자신은 종북이 아니라 ‘경북’이라고 말해야만 하는 이 시대적 낙후를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그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그의 좌파적 성향 때문에 싫어하지만(자신은 무지 보수적이라고 자주 언급하고 있다)
이 책에서 본 그는
그냥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가진 사람일 뿐이었다.
어떻게 모든 사람이 다 행복하냐고? 그런 고민을 한 다는 게 어찌 보면 오지랖이 너무 넓어서라고? 혹은 먹고 살만하니까 그런 거 아니냐고? 아니 우리 모두는 다 행복할 수 있다. 나는 오로지 권력만 바라보며 국민들을 안중에도 없는 몇 몇 일 못하는 국회의원들 보다
그의 마음이 훨씬 더 예쁘다.
함께 행복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그의 말이 왜 이리 깊이 울리는 걸까.
허브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