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날 수 있을까》 표지를 보고
그림책/동화책은
표지를 오래 들여다보는 편이에요.
강렬한 오렌지빛과 대비되는 어두운 아이 색깔.
눈썹 때문에 슬퍼보이기도 하고,
생각에 잠긴 것 같기도 하고.
머리에 떠있는 예쁜 달과 별들이 있어서
마냥 슬퍼보이지는 않는 그런 느낌.
책 제목인 "빛날 수 있을까"는
상대에게 묻는다기 보다
자기 자신에게 자문하는 느낌으로 다가왔어요.
《빛날 수 있을까》 줄거리
고기잡이 일을 하다 도망치고, 자이살메르 거리를 헤매던 여덟 살 빅키는 차이를 파는 가게에서 일하게 된다. 빅키의 친구 티티는 외국인들이 자주 가는 식당에서 일한다. 어느 날 티티는 아무도 때리지 않는 다른 곳으로 함께 떠나자고 하지만 빅키는 이곳에 남아 차이 만드는 기술을 더 배우고 싶다. 그렇게 티티는 떠나고 빅키는 홀로 남게 되는데....
《빛날 수 있을까》 작가의 말
자이살메르는 이지은 작가가 인도 여행할 때
낙타를 타고 사막 투어를 한 곳이라고 해요.
하지만 제가 더 오랫동안 기억한 것은, 신발이라고 부를 수 없는 무언가를 신고 낙타 고삐를 쥔채 걸어가던 아이, 그 아이의 찢어진 옷과 훤히 드러난 목덜미 같은 것이었어요. 저는, 순한 낙타의 등에 타고도 마음이 바닥으로 툭툭 떨어지는 것만 같았어요.
이 동화는 제 마음속에 불어왔던 그날의 뜨거운 모래알로부터 시작되었답니다.
《빛날 수 있을까》 작가의 말 중에서
우리 모두 같은 별에 살면서도
같은 순간에 빛나지 못한다는 것.
서로 다른 존재를 빛나게 하는 건,
빅키와 티티 같은 아이들이
우리와 같은 자리에 서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일에서 시작하는 건지도 모른다는
작가의 말 여운이 오래 남았습니다.
《빛날 수 있을까》 를 읽고
처음 읽었을 때는 뒷장이 더 있나
어? 이게 끝이야?
뭔가 더 이야기가 뒤에 남아 있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어요.
두 번째 읽었을 때는 색의 대비와 슬픈 표정이
눈에 들어왔어요.
세 번째 읽었을 때는 마음에 남는 문장이 보였어요.
까만 밤하늘에서 별과 달이 더 빛나 보이듯이
화려한 관광지에서 빅키와 티티의 가난이
더 도드라져 보입니다.
그럼에도 슬픔에만 머무르지 않는 것은
‘바깥에서 볼 수 없는, 보려고 하지도 않는 상처’가
어떤 모양이고 색깔인지 아는 빅키가
비슷한 상처가 있는 아이들을 알아보고
시선을 돌릴 줄 알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같은 순간에 빛날 순 없을지라도
우리는 자체로, 각기 다른 빛으로
빛날 수 있는 존재들이라는 걸
아이들의 마음에 새겨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