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우리지시가 에우리지시가 아니기를 바라는 에우리지시의 일부'
이 표현이 너무너무 뼈아프게 다가왔다.
에우리지시에 내 이름을 집어 넣어 본다면...
재능 많고 꿈 많았던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서 어떻게 변해가는지
소설을 읽으며 내 주변 삶에 대입해 볼 수 있었다.
에우리지시의 아버지인 미누넬은 명예 때문에 딸을 버리고,
아내가 죽어가게 놔두는 편을 택하는데
책에서는 그 어떤 비판적 평가나 추가설명이 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다 느낄 수 있었다. 얼마나 바보 같은지.
기다와 에우리지시가 강한 여자로 나와서 참 좋았다.
기다는 일하던 가게 사장인 아미라가 갖은 구박을 다 쏟아 부어도
'아미라의 인생에서 사랑이 부족했다는 점을 알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자존감 끝판왕이엇고
에우리지시는 '진실을 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실대로 말하는 것'을 알고 있는
삶의 진리를 꿰뚫어 볼 줄 아는 내면이 강한 사람이었다.
'볼 줄 아는 능력'을 가진 에우리지시가
보이지 않음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다는 것도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각자 처한 상황과 처지가 다르지만 누구에게든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삶'.
보이지 않는 삶을 봐주는, 볼 줄 아는 사람이 우리에게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