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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콤달콤님의 서재
  • 나와 조금 다를 뿐이야
  • 이금이
  • 11,250원 (10%620)
  • 2022-08-01
  • : 682

이 책을 읽으면서 <원더>가 떠올랐다.

어거스트, 비아, 서머 등등. 목차마다 화자가 달라서 저마다의 입장을 들어볼 수 있었던.

이 책에서 주인공이 딱 정해져 있는 건 아닌 것 같았지만

수아에게만 집중되어 있지 않고, 영무의 억울함에 시선을 돌려볼 수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무조건 오냐오냐하는 게 아니에요. 수아는 달팽이처럼 느리고 나비처럼 자유로운 아이예요. 수아가 자기 속도와 특성에 맞게 앞길을 찾아가도록 함께 노력하는 중이라고요. 여기로 이사 온 것도 여러 이유가 있지만 수아가 자연을 좋아하니까 혹시 그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될까 해서예요. 수아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 보고 싶어서요. 그런데 아버지는 보통 애들하고 다른 수아가 창피하기만 하죠? 전 남들 시선보다 아버지가 그러는 게 더 힘들고 속상해요. 144~146쪽

 

수아는 '달팽이처럼 느리고 나비처럼 자유로운 아이'이다.

화장실이 가고 싶으면 수업시간 중에도 마음대로 가고, 춤을 추고 싶으면 갑자기 몸을 흔든다.

남들과 다르다는 건 불편함이 따르는 일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린 누구나 다 다르지 않은가.

똑같은 행동과 똑같은 생각만 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사회는 편리할 수는 있어도 어쩐지 기괴하다.

 

수아는 공부 시간에 맘대로 돌아다녀도 안 혼나요. 공부도 자기 하고 싶은 것만 하고요. 집에서도 제 맘대로 하잖아요. 나보다 누난데 나보고만 양보하고 챙겨 주라고 하고요. 선생님도 수아 없어지면 나보고 찾아오라고 해요. 애들도 수아가 뭐 잘못하면 나를 놀리고요. 그래도 수아는 상관 안 해요. 나만 화나요. 그런데 수아가 뭐가 불쌍해요? 수아, 도로 가라고 해요. 도로 전학 가라고 해요.

영무는 아빠한테 혼나는 중이란 것도 잊은 채 두 다리를 쭉 뻗고 앉아 엉엉 울었어요. 163쪽

 

 

수아가 놀림거리 되는 게 불쌍하지도 않냐는 아빠의 말에 영무의 울음 버튼이 눌린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어른들도 잘 못하는 행동을 아이들에게는 그게 옳은 거니까 해야 한다고 무겁게 들이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담임선생님은 수아를 챙겨야 하는 영무의 고충을 알아봐준다.

아이들은 말랑말랑하고 넓은 마음을 가졌다.

솔직해서 잔인하기도 하지만, 또 뉘우침과 성장도 빠르다.

 

그런데 수아만 다른 게 아니라 우리도 서로 다 달라요. 잘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성격도, 생김새도... 앞으로 우리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차근차근 배워 보기로 해요. 187쪽

 

나와 다른 사람을 보았을 때, 무섭다고 피하고 낯설다고 도망을 치는 것은 어쩌면 본능적인 행동일 것이다.

다만 어른들이, 그리고 학교에서, 사회 공동체에서

수아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잘 설명해 주고, 힘들어하는 마음을 헤아려 주었다면 어땠을까.

겁이 나서 먼저 배척하는 작은 마음보다

너와 나의 다름을 인정하고, 저마다 다른 모양을 품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도처해서 발견했으면 좋겠다.

그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은 마음.

내 아이가 그런 공동체 속에서 자랐으면 하는 마음.

길지 않은 동화책을 읽으며 생각이 많아진다.

아이랑 같이 번갈아 읽어보고 이야기를 나눠봐도 좋을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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