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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mien Siarte님의 서재
  • [전자책] 비밀의 화원
  •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
  • 1,000원 (50)
  • 2017-10-13
  • : 94
음.
일단 이거 읽기 굉장히 짜증난다. 사방 여백이 굉장히 많고 글씨크기 조절 안 되는 PDF라서 폰으로 봐도 이북 리더기로 봐도 눈 아프다. 번역 쪽은 예민한 편이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오타는 꽤 보인다. 그냥 이북 검색해서 제일 위에 있는 거 샀는데 후회하고 있음.

비밀의 화원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쭉 여겨왔는데 생각해보니 어린 시절에 요약본 본 게 전부고 제대로 본 적이 없더라. 그래서 읽었다. 기억하고 다른 부분도 많고, 기억하고 같은데 감상이 다른 부분은 더 많았다.
가장 많이 달랐던 내용은 엔딩. 콜린과 아버지가 만나는 장면 자체가 달랐을 뿐더러 만나러 가는 과정도 다르더라. 이 부분은 요약본에서 수정한 모양. 전체적인 흐름도 좀 달랐는데 나는 메리의 비중이 좀 더 크다고 생각했지만, 보아하니 메리에게서 콜린으로 주인공이 넘어가게 되어있었다.
번역상 요크셔 지방 현지인들의 말이 전부 사투리(한국 기준 어느 지방 사투린진 모르겠다. 당연히 제대로 된 사투리인지도 전혀 모른다.)로 되어있는데 다행히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이라 무난하게 읽었다.

어린 시절에 읽을 때하고 크게 다르게 느껴진 부분은 꽤 많았는데, 특히 인상에 남았던 건 메리나 콜린이 초반에 인형처럼 아무것도 안하고 앉아서 갈아입혀주는 걸 기다리고 있었다는 내용이다. 이거… 알고 보니 영국 귀족들은 원래 그랬다며. 결국 메리랑 콜린 둘 다 제대로 교육 받았는데 시골 동네에서 제대로 보살핌 못 받아서 하위계급처럼 행동하게 된 거 아냐?ㅋㅋ 모르겠다. 시대상 그렇진 않은 건가?
정원사 노인이 울새를 자랑할 때도 인상깊었다. 어릴 때는 그 울새가 정말로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마치 마법처럼. 근데 지금 보니 노인이 울새를 참 사랑하는구나 싶더라. 물론 비밀의 화원은 마법이 가득한 이야기이므로 울새는 그토록 특별한 존재인지도 모르지만, 어린 시절의 나와 어른이 된 나의 감상은 그렇게 달랐다.

환상소설이나 환상동화를 참 좋아하는데 이 이야기를 좋아하게 된 것도 결국 그런 맥락이 아니었나 싶다. 못생기고 조그만 메리가 정원의 마력에 사로잡혀 조금씩 아름답고 건강한 메리가 되어가는 과정은 지금 다시 읽어도 사랑스럽다. 다만 그 경탄 가득한 어조가 지금에 와서는 조금 낯설기는 했다. 첫 장부터 설레던 것을 생각하면 무슨 소린가 싶지마는.
다 읽고 검색해보니 작가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은 소공자와 소공녀를 쓴 사람이었다. 소공자는 솔직히 기억이 안 나지만 소공녀는 지금도 좋아한다. 인도인 하인에 대한 부분은 입이 쓰지만, 그 당시 영국이 그런 나라인 걸 어쩌겠나 싶다. 비밀의 화원은 작가의 경험이 담긴 소생과 회복의 이야기라더라. 어쩐지 온갖 묘사에서 정원과 정원가꾸기에 대한 찬사가 흘러넘치더라니.

조금은 추억에 아련해지는 독서였다. 요즘은 조금씩 고전 전자책을 사모으는 중인데, 대체 읽어야할 책은 언제쯤 끝이 나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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