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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xford의 서재
  • 왕과 책사
  • 김준태
  • 19,800원 (10%1,100)
  • 2026-06-30
  • : 1,570
이 책을 관통하는 가장 뼈아픈 교훈 중 하나는 참모가 지켜야 할 엄격한 '선'이다. 참모는 권력의 핵심에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는 만큼, 필연적으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싶은 유혹에 시달리게 된다. 그러나 참모는 어디까지나 2인자의 자리에서 1인자의 비전을 구체화하고 보좌할 때 그 가치가 빛난다. 적당한 선을 지키지 못하고 의사결정권자의 권위에 노골적으로 도전하거나, 스스로 권력을 욕심내는 순간 관계는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았다. 아무리 뛰어난 식견과 능력을 지녔음에도 오만함으로 인해 군주와 충돌하거나 비극적인 결말을 맞은 역사 속 책사들의 궤적은, 참모의 자리가 얼마나 고도의 절제력이 필요한 아슬아슬한 줄타기인지 명확히 보여준다.

역사 속 위대한 치세는 결코 압도적인 능력을 지닌 천재 한 명의 독재로 완성되지 않았다. 왕의 확고한 비전과 책사의 치밀한 지략이 맞물려 톱니바퀴처럼 돌아갈 때 비로소 태평성대가 열렸다. 책 속에 등장하는 긍정적인 군신 관계들은 모두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우고, 때로는 직언을 통해 건전하게 견제하는 훌륭한 파트너십을 보여준다. 한 개인의 독단적인 통찰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와 참모가 각자의 위치에서 본분을 다하며 조화를 이루는 '시스템의 협주'야말로 국가나 조직을 단단하게 이끄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임을 역사는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리더인 왕의 자질에 대해서도 냉혹한 평가를 내린다. 아무리 뛰어난 책사가 곁에 있어도, 리더가 그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거나 통제할 줄 모른다면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신하의 거슬리는 직언도 수용할 줄 아는 넓은 포용력,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는 안목, 그리고 그들이 능력을 마음껏 펼치면서도 선을 넘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리더십. 참모를 제대로 통솔하고 활용하는 이 모든 과정이 결국 왕이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이자 핵심 능력이다.

조직 사회에서 끊임없이 관계 맺기를 이어가야 하는 나에게도 이 책이 던지는 화두는 결코 가볍지 않다. 리더와 참모라는 수직적 관계를 넘어,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동반자로서 어떻게 선을 지키고 공생해야 하는지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수백 년 전의 과거를 빌려 현대인들에게 조직 내 인간관계와 리더십의 본질을 꿰뚫어 보게 해주는 훌륭한 지침서다.
#믹스커피 #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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