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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xford의 서재
  • 자작나무 숲
  • 김인숙
  • 16,020원 (10%890)
  • 2025-12-30
  • : 3,025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자작나무는 불에 탈 때 자작자작 소리를 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껍질이 허물처럼 벗겨져서 예술 작품에도 활용이 된다고 한다. 자작나무 숲은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공간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작나무 숲 근처에 있는 큰 저택을 소유했다고 하면 얼마나 부자일까? 어떻게 그렇게 큰 집을 마련하였는지는 모두가 궁금해하고 동네에 이런저런 소문이 나기 마련이다. 요즘에는 주식이나 코인으로 큰돈을 벌어 부자의 대열에 오를 수도 있지만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에는 그렇지 못했을 것이다. 책의 배경이 되는 주택은 적산 가옥이라 부르는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소유했던 건물이다. 어쩌면 그때부터 불행이 시작되었을 수도 있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면 상당히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살았던 사람들이다. 아버지는 빚을 갚기 위해 딸을 부잣집에 돈을 받고 시집보내고 그렇게 시집살이하던 어머니는 정상적인 삶을 살았을 수 있겠는가. 내가 부모님들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로 추론해 봐도 시집살이는 정말 고달팠을 것이다. 그런 집안에서 눈치 보며 살아가야 하는데 행여 아들이라도 낳지 못하면 그 구박은 또 얼마나 심했을까?


어린 나이에 아이를 임신하여 어렵게 키우는 이야기부터 딸을 유산하고 또 그렇게 죽은 채로 태어난 아이를 산에 방치하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들. 무엇보다 말이 안 되는 서프라이즈에나 등장할 만한 대 저택에 쓰레기를 모아 산을 만드는 설정. 책에서 너무 생생하게 묘사가 되어 있어 마치 내가 그런 냄새를 맡고 내 눈앞에 쓰레기가 펼쳐진 듯한 착각을 불러 일의 켰다. 도대체 쓰레기들은 왜 모으는 것일까?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밝혀진다기 보다 이해가 된다. 시신을 감추기 위해서, 시신에서 나는 냄새를 숨기기 위해서. 그런데 이미 그전부터 쓰레기를 모아왔던 것은 아닐까? 소설 속에서 날짜는 나오지 않아 사건의 전개가 어떻게 흘러갔는지는 독자가 스스로 추정해야 한다. 스릴러는 아닌 것이 공포 소설도 아니면서도 계속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범인은 누구일까 보다 집에서 발견된 뼈는 누구의 것이며 살아 있는 자와 죽는 자는 누구일까?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애당초 작가는 범죄 추리와 같은 소설을 쓰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 자작나무, 쓰레기 더미, 염소길 등을 통해 한 맺힌 여성들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함은 아니었을까.


누구에게나 부모님, 할머니는 존재한다. 할머니는 사람마다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나를 가장 잘 이해해 주고 엄마와의 갈등을 해결해 준다고 이해할 수도 있고 나의 사소한 실수에 대해 잔소리를 퍼붓는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 이웃집 할머니는 다정다감할 수도 있고 욕심쟁이이기도 하다. 자식들에게는 서운하게 대해도 손주들에게는 모든 것을 다 이해해 줄 것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할머니와 손주의 애증 관계와 고부간의 갈등을 자작나무와 쓰레기 집을 배경으로 풀어내려고 한 것일까? 나이가 들면서 그 시절에는 과연 그게 최선이었을까라는 질문을 많이 했다. 소설에 등장한 인물들도 과연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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