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문과 출신이라 경영학과 경제학의 차이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대략적인 차이는 알고 있다. 경영학은 회사의 CEO처럼 리더십을 강조하는 한편 경제학은 이해득실을 따지고 얼마나 효율적인지 등을 고려한다. 경영학의 관점이 아니라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역사 수업이라 명예보다 실리를 우선으로 살핀다. 위대한 이인자라는 책도 읽었는데 책에서 말하는 주인공들은 일인자가 되지 못한 패자와 승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현명한 사람은 남들이 실패한 것을 보고 교훈을 얻는다고 한다. 그들은 실패한 이유가 무엇이며 우리는 무엇을 살펴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역사학자가 아니기에 조선왕조를 "이씨 조선"이라는 식민사관적인 표현하였는데 비하하는 표현은 아니니 나도 경제학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기로 하였다.
임진왜란 때 조총을 얕보고 기마병을 위주로 배수진을 쳐서 군사 전략에 실패한 신립 장군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농민이 알려준 일본군의 진격 속도를 애써 무시한 이일 장군을 예로 들며 정보를 애써 무시하며 병사들 사기를 떨어뜨린다고 생각한 것은 명백한 실수이다. 임진왜란은 많은 드라마와 영화의 소재로 활용되었는데 그중 단연 돋보이는 영웅은 이순신 장군이다. 왜란으로부터 나라를 구하였지만 임금에 대한 명령 불복종으로 옥에 갇히고 백의종군 신세까지 겪어야 했다. 선조라는 임금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원리원칙대로 임했기 때문인데 오늘날 경제학적인 관점 혹은 오랜 직장 생활을 해본 경험으로는 그냥 못 이기는 척 시늉만이라도 해서 임금의 체면을 세워주었다면 최악의 상황을 면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정유재란 때 명나라 도독 진린에게 일본 수군의 수급을 주며 공을 세울 기회를 준 것을 보면 책에서 말한 대로 어느 정도 정치적인 전략적 판단은 하였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주위의 눈치 빠른 측근의 조언인지는 모르겠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원리 원칙대로 할 수 없고 임기응변을 발휘하기도 하고 때로는 부당한 지시에 따라야 하기도 한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한나라의 한신이 당한 것처럼 토사구팽이다. 공동의 적이 사라지고 팽팽한 긴장감이 끊어지는 순간 언제 토사구팽 당할지 모른다. 적당한 긴장 관계를 항상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평화롭게 흘러가지 않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가장 필요한 것이다. 살아오면서 많이 경험해왔던 것이다. 학창 시절에는 친구 한두 명을 왕따시키거나 최강자 1인이 있는 것이 가장 조용한 학급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것도 아니면 또라이 같은 선생님 한 명이 악역을 도맡아 하면 된다. 모두의 시선이 그쪽으로 쏠리게 되면 조용히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다. 이것도 역시 게임이론의 일종일 텐데 삼국지에서 보면 사마의가 제갈량을 없앨 기회가 있었지만 자신의 입지가 아직 탄탄하지 않아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고 판단하는 학자도 있었다. 게임이론이라는 것이 약간은 비겁해 보일지 몰라도 가장 현실적이고 우리의 일상에 어울리는 것이다. 논어에 나오는 말이 절대적인 원칙일지 몰라도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군주론이나 손자병법 같은 변칙이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