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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천
- 김희정
- 19,800원 (10%↓
1,100) - 2024-08-16
: 125
태어나서 줄곧 부산과 경상도 지역에서만 살다가 경기도 이천으로 이사 와서 정착한지도 어느새 18년째이다. 아마 내 고향인 부산 다음으로 오래 살고 있는 곳이다. 그럼에도 내가 가 본 곳보다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더 많은 듯하다. 아이들이 어릴 적에는 체험이나 여러 이유로 여기저기 데리고 다녔는데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는 별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정작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 대해서도 아파트 시세가 어떻고 어떤 부동산 호재가 있는지에 대해 정보를 얻으려 하고 어떤 역사적 배경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사실이다. 경기도에 속해 있으므로 수도권이지만 서울 가려면 불편했는데 경강선이 개통되면서 수도권 출퇴근이 편리해졌고 광역버스까지 생기면서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고도 당일치기로 마음 놓고 서울을 다녀올 수 있게 되었다. 이천하면 많은 사람들이 쌀로 유명한 곳이라고 알고 있는데 막상 와서 살아보니 도자기, 복숭아 등도 유명하고 이제는 SK 그룹에 속한 하이닉스 덕분에 반도체로도 알려졌다. 이 정도로 이천을 소개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오래 살아서 정이 많이 들었는데 오랜 친구들을 간만에 만났을 때 혹은 지인에게서 연락이 와서 맛집 추천을 부탁했을 때 제대로 소개를 할 수 있을까? 혹은 꼭 가봐야 할 곳을 어디를 추천해야 할까? 물론 SNS에서 맛집을 검색할 수도 있지만 왜 추천하는지, 음식이나 장소에 대한 역사를 이야기할 줄 알아야 진정 그 고장의 지킴이가 될 자격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천에 살아온 시간에 비하면 알고 있는 지식이 상당히 부족하다. 물론 직장 때문에 온전히 이천에서 먹고 자고 한날은 이천에 정착한 시간의 절반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최소 5년은 이천에서 직장을 다녔으니 궁색한 변명에 불과할 것이다. 서울만큼 넓은 면적이지만 인구는 10분의 1도 안되기에 차가 막힐 염려도 적고 운전하기도 편하다. 그만큼 사람들도 여유가 있지만 나보다 훨씬 오랜 세월 이천에서 살아온 지역 유지들이 있어 그분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도 한다.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는 단순하다. 내가 살고 있는 이천을 주제로 한 책이기 때문이다. 이천으로 도서를 검색해 보면 "利川" 대신 "二千" 들어가는 내용이 많다. 이천을 알기 위함이었는데 일일이 네이버 지식인을 검색해 보거나 역사 자료를 찾아가며 공부하기에도 한계가 있다. 가끔씩 오르는 설봉산에서 이천에 얽힌 설화가 있는 표지를 보곤 한다. 거기에 있는 설화들도 구전되어 내려오는 것을 누군가 정리를 한 것인데 수많은 자료를 찾고 이천의 명물이라고 하는 곳을 일일이 방문한 저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직접 발품을 팔지 않고서는 글로 쓸 수가 없을 만큼 상세하게 그리고 도보 여행자의 시각으로 기술되어 있다. 10여 년쯤 전에 우울증을 극복하고자 10년 후에는 나도 책을 쓰겠다는 목표를 가졌고 그 덕분에 나도 삶에 활력을 되찾았다. 그때만 해도 그냥 글만 잘 쓰면 스토리만 탄탄하면 누구나 책을 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마음을 먹은 지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어도 제대로 시도를 해보지 못했다. 적당한 시대 흐름에 편승하여 자신이 알고 있는 얄팍한 지식을 바탕으로 남의 책을 적당히 참고하여 허접하게 쓴 책들을 보며 실망을 하였다. 전문 작가가 아닌 저자의 책을 보며 최소한 책을 쓰려면 이 정도의 노력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 솜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를 바탕으로 평범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아도 훌륭한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많은 자료들을 읽고 내가 직접 이해하고 돌아보고 내 지식으로 만들어야 온전히 내 작품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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