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하는 분들을 보면 보통은 사람들과 어울려서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 작업하기에 자존심도 강하고 그에 못지않게 고집도 있다. 물론 그런 정신이 없다면 훌륭한 예술 작품을 탄생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가 아는 많은 예술가들은 특이한 이력을 가진 경우가 많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천재를 떠올리기도 하고 고흐처럼 비운의 화가도 생각한다. 그래서 책의 첫 시작은 "미쳐야 그릴 수 있다"로 시작한다. 예술에 그만큼 몰두해야 한다는 의미인지 제정신이 아니고서는 그런 위대한 작품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하나에 그만큼 집착해야 가능할 것이다. 사물을 보는 눈도 평범한 우리와는 달라야 할 것이다. 우리가 놓친 부분까지 표현을 할 줄 알아야 위대한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아는 대표적인 광기의 화가로는 고흐를 꼽을 것이다. 귀를 자를 자화상을 보며 그가 왜 그런 선택을 하였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되지만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은 많이 아쉽기도 하다. 좀 더 오래 살았더라면 훌륭한 작품을 더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화가들이 그린 자화상을 보면 자신을 현실보다 더 멋지게 혹은 더 아름답게 그리려 했다기보다 자신이 처한 현실을 그림으로 잘 표현한 것 같다. 자신감에 넘치던 모습에서 세월의 흔적 속에서 점차 자신감을 잃어가거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노화 혹은 지병으로 삶에 대한 의욕이 떨어졌거나 호기심도 줄었기 때문인지 모른다. 죽음은 피할 수 없기에 우리가 자손을 남기고 싶어 하는 것은 본능에 의한 것이다. 하지만 예술가들의 작품은 주인은 죽었더라도 작품은 영원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토록 집착하였을까? 혹은 내가 죽더라도 작품은 남기 때문에 죽음 따위는 두렵지 않다고 생각하였을까?
어릴 적 부모로부터 학대를 당하기도 하고 결혼을 하였지만 속아서 불행한 삶을 살았기에 자신의 이런 처지를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키기도 하였다. 직접적인 복수 대신에 작품을 남김으로써 영원히 복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수만 년 전의 동굴 벽화를 보면 뭔가를 기록하고 싶어 하는 욕망이 호모 사피엔스 시절부터 있었을 것이다. 당시에는 가장 구하기 쉬운 색깔이었는지 몰라도 붉은 돌이나 흙을 이용하여 지금까지 남을 작품을 남겼는데 원하는 색상을 얻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세월이 흘렀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색상은 한정적이로 색이 금방 바랠 수 있어 다양한 색들을 얻었지만 중금속 오염이라는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었다. 지금도 염색을 할 때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많이 나온다고 하는데도 사람들이 형형색색의 옷에 열광하는 이유는 오랜 세월 우리를 지배해왔을 것이다. 주식투자도 하고 러닝도 하는 요즘은 예전에는 남자라면 기피해야 할 것처럼 여긴 빨간색을 선호한다. '남자라면 핑크'라는 말도 유행한다. 여아들이 좋아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진 분홍색이 남자들의 세계에도 널리 퍼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별생각 없이 대해왔던 일상 속에서 접하는 색상들. 예술 작품에서는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미술과 심리학이 만났기에 낯선 용어들도 많고 어렵기도 하지만 예술을 이해하는 또 다른 시각으로 작품을 바라볼 수 있었다. 2차원이라 부르는 그림에도 수많은 심리 코드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