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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xford의 서재
  • 왕이 절박하게 묻고 신하가 목숨 걸고 답하다
  • 김준태
  • 17,550원 (10%970)
  • 2025-03-21
  • : 510

책의 제목답게 왕이 신하에게 어떻게 하면 나라를 제대로 다스릴까 불어보고 신하는 소신 있게 답하는 내용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여기서 말하는 신하란 우리가 훌륭한 선비라고 알고 있는 분들이다. 왕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어떻게 하면 인재들을 끌어모아서 부강한 나라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제대로 인재를 선발하여 훌륭하게 나라를 통치한 임금이 있는 반면 잘못된 선택으로 나라를 파탄에 빠지게 한 경우도 많았다. 우리가 굳이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 중 하나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이유도 있다. 조선이라는 나라는 유교 국가이기 무과보다는 문을 강조하였기에 외세의 침입에 노출되면 여러 차례 나라가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기도 하였다. 물론 조선 건국 후 200년 동안은 큰 전쟁이 없는 태평성대가 이어졌지만 임진왜란을 겪으며 국운이 쇠퇴하기에 이르렀다. 제대로 된 국정 운영이 이루어졌더라면 조선의 역사는 많이 바꾸었겠지만 아쉽게도 그렇지 못한 것 같다. 흔히 하는 말로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옛것만 지나치게 고수한 탓일 것이다.

책에 등장하는 왕들을 보면 세종대왕, 정조와 같은 성군도 있고 연산군과 같은 폭군도 있다. 처음에는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고자 인재들을 등용하고 안정적인 국정을 운영하였지만 언제부터인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하였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옳은 소리를 하는 신하의 이야기에는 귀를 닫고 간신들의 아첨에 눈과 귀가 멀어버린 탓일 것이다. 역사에는 만약이 없고 또한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책에서 신하들이 말한 답변은 틀린 말이 없고 이상적이다. 실현 가능한 것인지는 또 다른 고민이고 정답을 말한 것이다. 왕이 그대로 실천할지 말지는 모른다. 오늘날에도 통용되는 이야기인데 국가를 운영하는 것뿐 아니라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라 생각된다. 관리자가 되어 보다 높은 자리로 올라가게 되면 내가 그동안 하지 못했던 개혁을 이루어내기 위해 평사원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생각하고 전체를 위해 생각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아쉽게도 나는 그런 정치인이나 직장에서의 임원들을 만나보지는 못하였다. 나의 권력 유지나 승진을 위해 국민이나 직원들을 이용할 뿐 처음에 가졌던 생각은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책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군주의 모습을 우리 회사에 빗대어 보았다. 아쉽게도 교육 과정에서 말하는 원론적인 이야기일 뿐 실천하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어려워 보였다. 어디까지나 이론은 이론일 뿐 현실과는 다른 것일까? 태권도와 같은 무술이 동작은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실전에서는 다른 격투기에 밀린다는 것처럼 신하들이 모범답안으로 제시한 방안은 교훈에 불과하고 실천하기는 힘든 것일까? 우리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가끔씩 성군들이 등장하였고 일관된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지만 즉위한 기간 중 절반 정도는 제대로 된 군주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그런 모습에서 어느 정도 희망을 가져보아야 하는 것일까? 논어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군주와 국가보다 군주론과 같은 어느 정도는 변칙적인 군주가 정말 필요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릴 적 꿈꿔왔던 이상적인 국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어느 정도 타협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면서 신하가 목숨 걸고 답한 대답은 정말 이상적인 것에 불과한 것일까라는 의문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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