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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xford의 서재
  • 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 Andersen, ...
  • 박예진 엮음
  • 16,920원 (10%940)
  • 2024-05-07
  • : 2,990
나이 든 어른들이 인터넷 공간에서 초딩처럼 말다툼하는 글을 보았다. 기억나는 댓글 중 하나가 그렇게 '어휘력 딸리고 맞춤법도 틀리는데 동화책이라도 읽고 배우세요'라는 것이었다. 상대를 깎아내리기 위해 아이들이나 읽는 동화책이라고 폄하했는지 모르겠으나 동화가 단순히 아이들을 위한 책은 아니라는 생각은 하고 있다. 책의 제목처럼 동화는 어른들을 위한 책인지도 모른다. 무심코 읽었던 아기돼지 삼 형제의 경우도 돼지가 늑대에게 잡아먹히고 빨간 구두의 경우 죽을 지경까지 춤을 추게 만들어 결국 다리를 잘라내고야 만다는 끔찍한 내용이다. 어린 시절에는 별생각 없이 읽었으나 성인이 되고 나서 생각해 보면 피 튀기는 무시무시한 내용이다. 그런데 동화를 쓴 원작자인 안데르센은 독자들이 어떻게 읽고 해석할 것이라 생각하고 동화를 썼을까?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여 현실을 다소 풍자하기 위함이었는지 그냥 아이들을 위한 동화를 쓴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동화도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냥팔이 소녀를 보면 당시에도 빈부격차가 심하여 잘 사는 아이들은 행복하게 살지만 가난한 아이들은 학대를 당했다는 것이다.

동화를 읽다 보면 외모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아름다운 공주가 잘생긴 왕자를 만났다거나 백조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새의 상징인 것처럼 말한다. 예나 지금이나 논란이 되고 있는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일침일까? 아니면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기는 것일까? 왜 공주는 예뻐야만 하고 활달한 성격을 가지면 안 되며 항상 왕자를 기다려야만 할까? 인어공주에 등장하는 왕자는 아름다운 공주의 모습을 보고 반한 것인데 그렇지 못하다면 위기에 빠진 왕자를 구해주지 못하는 것일까? 안데르센 본인이 어릴 적에 외모 때문에 따돌림받았던 기억이 남았기 때문일까? 미운 오리 새끼 같은 걸작을 탄생시켰고 동화 속 주인공은 널리 쓰인다. 어른이 되어서 다시 읽는 동화는 어릴 적에 읽은 것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와닿지는 않는다. 저자도 그런 점을 충분히 고려한 듯하다. 각자의 시각에서 다시 한번 동화 속 문장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해 보거나 사유해 보라고 한다. 나도 매력적인 외모의 소유자가 아니라서 외모 지상주의를 반기지는 않지만 평범한 외모를 가진 유튜버보다 뛰어난 외모를 지닌 유튜버를 선호하는 것은 사실인 것이다.

책의 구성은 동화 속 줄거리 중 서론 부분을 먼저 이야기하고 영어와 번역된 원문을 각각 보여준다. 그렇면서 자연스레 결말로 이어지는데 내가 아는 동화의 경우에는 상당히 친숙하게 와닿기도 하고 나름대로 재해석이 가능한데 일부 동화의 경우 처음 접하였기에 줄거리를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 말인즉슨 책에 나온 동화들은 필독서였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와서 다시 동화를 읽는다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읽어보지 않은 작품의 경우는 읽어야겠다는 호기심이 생겼다. 그리고 내가 재해석한다면 어떻게 될지도 궁금했다. 영어도 어차피 덴마크어를 번역한 것이지만 어려운 단어가 별로 없어서 한글 번역본과 함께 읽으며 나름대로 의역해 보며 읽는 재미도 있었다. 저자도 그런 것을 고려해서 영어 문장을 실었을 것이다. 책이 두껍지는 않으나 여유 있게 내용을 음미하며 읽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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