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언제나 멀리있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누군가 내게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선뜻 '네' 라고 대답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는, 행복이란 그리 멀리있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스님은 행복의 비결을 이렇게 말씀하셨다.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져 있는가에 있다.'
'행복의 조건은 단순한데 있다.
가을날 창호지를 바르면서 아무 방해 받지 않고
창에 오후의 햇살이 비쳐들 때 얼마나 아늑하고 좋은가.
이것이 행복의 조건이다.'
행복하지 못하다면, 그것은 어쩌면 너무 많은 것들을 움켜쥐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알게 모르게 하나 둘 붙잡고 있는 욕망들, 어떤 집착하는 마음들...
그래서 스님은 머물지 말 것. 안주하지 말 것. 버리고 떠날 것을 말씀하시나 보다.
그것이 곧 나답게 사는 길이며 나답게 사는 길이 곧 행복해지는 길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인지도 모른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이 다 행복하기를 기원하는 스님의 마음이,
그리고 그 마음을 엮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낸 류시화 시인의 정성이
이 겨울, 이 책을 잡고 있는 내 마음에 깊이 스며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