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에 언어를 줄 수 있는 것도 용기.
ever1803 2026/08/05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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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
- 김명순 외
- 15,030원 (10%↓
830) - 2026-07-20
: 510
인스타그램, 우주서평단을 통해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초판한정 양장본을 받았다.
'슬픔에게 언어를 준다는 것은 형태 없는 고통이 비로소 '글'로 존재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며, 슬픔에 지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하다'고 한다.
책을 받기 전에는 여성시인들의 시를 담는데 표지를 왜 배드민턴을 치는 두여인의 모습으로 했을까 궁금했는데 옮긴이의 글을 보고서 그 의미를 알았다.
p.5~6
초판 한정 양장본의 덧표지에는 영국 유명 화가 데이비드 인쇼의 <배드민턴 게임>(1972~1973)이 실린다.
이 그림의 원제목은 토머스 하디의 연작 소네트<그녀가 그에게(She, to Him)>의 한 구절에서 빌려왔다.
인쇼의 그림속 두 여성은 황혼 무렵의 정원에서 배드민턴을 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이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시간이 멈춘 듯한 이 장면에서 셔틀콕은 공중 어딘가에 있고, 황혼은 이미 기울었다. 인쇼는 "서로 무관한 수많은 순간들을 한 화면에 구성함으로써 그 한 순간에 더 보편적이고 깊은 의미를 부여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그림 속 두 여성처럼, 수많은 '여성 작가'의 이름이 전해지지 않았을 테지만, 그들이 있던 자리에 그들을 지탱한 언어가 있었으리라는 것을 우리는 믿는다.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는 여러나라의 여성시인 100명의 간단한 작가소개와 시 한편씩이 실려있다. 그 속에는 그들의 슬픔과 고독, 열정과 회환 그 모든 것이 담겨 있는데, 시 한편 한편을 읽다보면 다시금 책제목을 생각하게 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알지만 표현하기 어렵거나 싫을 수도 있는 감정들을 일단 말이나 언어로 드러내게 되면, 그 감정들은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그리고 일단 표현된 것들은 다른 사람에게 전해질 수 있다. 그 감정들이 건너갈 수 있다. 스스로 삼켜야 하는 혼자만의 감정들이 형체를 가짐으로써 다른 사람과의 관계의 언어로 바뀔수도 있는 것이다.
고독이나 슬픔조차 잊으려거나 극복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누리고 표현할 수 있는, 가질 수 있는 감정이라고 여길 수 있으려면 일단 어떤 형태로든 표현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이 시집에 실린 여성들에게는, 현재의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표현할 수 있는 것들조차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woojoos_story님의 진행으로 단체디엠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아티초크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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