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요양원의 하루 정도를 기대하고 책을 펼쳐들었다가
완전히 심취해서 끝까지 마음 먹먹해하며 읽은 소설.
요양원의 하루를 이 사람, 저 사람 한 명씩 하이라이트를 비춰가며 보여준다.
고집쟁이 니니, 어서 저 세상으로 가고 싶어하는 루이즈, 서로 아귀다툼하는
조슬린과 마르트.... 그리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로베르와 테레즈..
모든 인물들이 아직까지 내 마음을 배회하는 듯하다.
나이듦에 대해, 나이든 사람들의 생활과 감정에 대해 무지했던 내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
나이 들어서도 '감정'이란 여전한 것을...
<생의 한가운데>에서 루이제 린저는 말했다.
감정이 죽는 것은 아예 죽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그렇게 따지자면, 죽음을 기다리는 이 요양원의 인물들은 아직 감정적으로는 팔팔하다.
그 감정은 때로는 행복과 사랑과 뿌듯함과 자랑스러움 같은 긍정적인 것이기도 하고,
때로는 질투와 증오와 모략과 슬픔과 고독일 수도 있다.
그 감정들이 모두 살아 숨 쉬는 소설.
가볍게 책장을 넘기면서도 가슴 깊이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