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클레지오의 깊은 시선이 사막으로 향하다
lumina 2008/11/0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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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클레지오의 <사막>이 새롭게 나왔다는 소식에 구입한 책.
예전에, 이 책을 원서로 읽은 적이 있었다.
지하철- 그것도 사람들로 가득 찬 냄새 나는 2호선 안에서.
낡은 쇳덩이에 피곤에 절은 몸을 싣고, 양복 입은 아저씨들의 술냄새가 진동하는
열차 안에서, 나는 그 책을 꺼내 아무 곳이나 펼치고 몇 페이지를 읽었었다.
그리곤 몇 문장 읽지 않았는데 나는 마치 다른 공간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주위의 모든 피로함, 적대적인 사람들, 불쾌한 냄새, 이런 것들이 사라지고
어느샌가 나는 사막 한가운데에서 거센 바람을 맞으며 모래언덕 위에 서 있었다.
그리고는 랄라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시적인 동시에 웅장한 그 언어...
그때의 기억, 몇 장 읽지 않았지만 그때의 경험이 이 책의 이미지였다.
한국어로 번역된 이 책도 당연히 읽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원서로는 완독을 하지 못했기에 더욱 읽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한국어로 읽은 <사막> 역시 같은 감동을 내게 전해주었다.
전체 내용을 다 알고 나자 더욱 멋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묘사 하나 하나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스케일과 줄거리가 주는 감동 역시...
이 책에 빠져드는 데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곳과 소설의 괴리감이 꽤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을 열고 그가 묘사하는 광경과 이미지를 그려보며 읽으면
왜 그가 노벨상을 탄 작가인지 실감하게 될 것이다.
도시에서의 삶이 진저리나고 어딘가로 떠나고 싶을 때
이 책을 또다시 펼치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는... 정말 아프리카의 한 사막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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