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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美는 동일한 것인가? 아니, 예술이 적어도 美와 연관되었 다는 것에는 이의가 없는 것일까? 대개들 그와 같은 등식에 어렵 지 않게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예술 = 미> 라는 이해 는 분명 틀리지 않은데가 있다. 예술작품들의 대개가 창작자나 수 용자의 마음/정서에 아름다운 감정을 돋구거나 더러는 아름다움에 대한 창의욕에서 비롯된 것인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금이라도 '미학'이나, '예술학'이라는 분야의 공부를 맛본 이들은 이 두 분야가 결코 동일한 분야가 아니라는 것과,한 편으론 전혀 다른 점을 안고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즉 문자 그 래도 '미학'은 미-아름다움에 대한 연구이며, 예술학은 예술의 전 반에 대한 학문이다. 앞서 지적한대로, 예술이 곧 미에 관련된 것 만은 아니라는 전제만 주어진다면, 미학과 예술학이 다른 분과라는 것을 이해하는데에는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여기 소개하는 [ 예술개념의 역사 ]는 유명한 폴란드태생, 철학자 겸 미학자인 '타타르키비츠'의 75년 저서,[ 미학의 기본 개념사 ] 중 첫번째장만 따로 번역하여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것이다. 어떤 종류의 책이나 대개가 그러하듯이 이 책도 첫번째장은 예술이 시대 적으로 어떻게 변천해왔는가에 대한 간단한 개괄을 약 90페이지 분 량으로, 소개한 부담가지 않는 책이다. 물론 책의 두께와는 별개로 저자가 역사적으로 개념지워진 '예술' 가 '미'에 대한 변천사를 일괄하는 대목은 사실, 그 분야의 사람이 아니고서는 아무래도 난해한 점이 없지 않은 것이 사실이나, 우리 가 오늘날 어째서 예술 공부를 하는가, 혹은 예술이 오늘날에는 무 엇이며, 그것의 고고학적 발단은 어디서 기원하는가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길잡이 임엔 틀림없어 보인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고대에서 중세까지의 '예술'이란 테크네(tech ne)로 이해되어 단순한 기술을 일컬어서, 옷수선공이나 벽돌지는 일따위도 회화나 조각과 함께 어우러졌다. 그런와중에 그런대로 예 술의 위치가 정립되고, 예술가의 위상이 세워지는 것은 역시 '르네 상스'기에 와서인 것이다. 그러던 것이 18세기에 와서는 앞서 우리 의 일반적인 이해에서 처럼, 예술이란 美와 연관된 어떤 것으로 개 념지어졌던 것이다.

예술의 정의내림의 무모함이나 난해함을 이미 전제하고 이 책을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이 책은 읽어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 무엇보 다 예술을 예사롭지 않게 각자의 마음속에 아로새길 수 있고, 예술 에 대한 오랜 논의와 그 중요함을 자각하게 해준다는 점도 그러하 고, 무엇보다, 예술에 대한 전제, 즉 정의와 범주를 이해하게 되다 는 것도 즐거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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