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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heism69님의 서재
요사이 대형서점을 가보면, 사회과학분야에서 비교적 '댄디한' 겉 표지에 선정적인(?) 주제를 다루는 일련들의 책들이 출간되어 독자 들의 시선을 끈다. 그것도 그 일련의 시리즈가 오로지 단 한명의 필자에 의해 기획되고 저술되었다는 것과, 그가 다루는 책의 주제 가 현역에서 활동중인 우리나라의 유명인사들에 대한 지지와 비난 인 점을 고려해보면, 놀랍고 파격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김대중 죽이기]의 저자인 현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강준만'씨이다.

그가 現 김대중 대통령의 솔직한 지지자 를 공포하고 있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은 다 알 것이다. 그는 비교 적 정직한 지식인 이라는 인식을 갖게된다. 참고로 얘기하면 그는 서울대 천국--혹은 명문대 지상주의를 비꼰-- [서울대의 나라]라는 저서도 출판한 만큰, 현재 우리의 피부에 와닿는 '현실적인 문제' 들을 주요 안건으로 삼고 탐구하는 사람이다.

그가 현재 제 5권까지 출간한 [ 인물과 사상 ]의 3권을 여기서 소 개하는데, 내 예상컨대 3권이 비교적 많은 인기를 얻지나 않았을까 하는 짐작을 하게한다. 왜냐면 다른 시리즈에서도 흥미로운 '인사' 들이 거론되기는 하지만, 어쩐지 3권에서 다뤄진 인물들은 지식계 나 대중들에게도 익히 알려진 괴짜들이 몇명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 다. 우선 '우리들의 일그러진 이문열'이라는 제목으로 '이문열'이 다뤄지고 있으며, '위선적 언어에 도전하는 김용옥의 화려한 투쟁 '이라는 이름으로 '김용옥'이 다뤄진다.

그리고 '민족의 미래를 사겠다는 장사꾼 최명재'라는 제목으로 전 파스퇴르 우유의 창립자가 다뤄진다. 그외에도 우리나라의 장애인 에 대한 부당한 처사를 고발하는 글과 젊은 지식인 김영민의 새로 운 글쓰기에 대한 지지, 그리고 PD수첩에 대한 지지등이 담겨져있 다. 이문열에 대한 비판은 말할 나위없이, 그간 이문열에게 쏟아진 비 난을 근거로 하고있다. 요컨대, 보수주의자, 교양주의자....등이 그것인데, 이문열에 대한 비난은 당시에 가장 큰 사회적 문제로 심 화되었던 소설, [선택]을 둘러싸고, 그를 비난했던 공지영이나, 전 여옥의 반박문을 예로 들어 이문열의 오류를 지적한다.

이책은 강준만 자신의 입장이 초지일관 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주제에 있어서, 문제가 된 사람이 그동안 언론/출판을 통해서 발표 한 글들과 그에 반하는 이들의 발표문을 인용해 가며, 결과적으로 강준만씨가 결론을 매듭짓는 형태를 띄고 있다. 그가 결론내린 이문열은 시대의 권력의 생리에 영악하게 교합한 거대한 '문화권력'의 횡포로 규정하고 있다. 즉 이문열이라는 고유 명사가 아닌, 이문열이라는 일반명사로서 모든 문화권력속에 침투 되어 반대세력의 입장을 잠식시키는 무시할 수 없는 권위가 되어 있다는 것이고, 그것이 또한 하나의 요지부동의 권력이 라는 요지 이다.

김용옥에 대해서는 그의 치기와 언론플레이는 유치하고 파격적이 지만 그가 보여주는 새로운 지식인 상은 구태의연한 한국지식계에 대한 대안으로서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글에서 강준만은 김용옥이 과거에 '학벌 컴플렉스'에 시달려서 여러 유수 의 명문대학을 전전한 것과 컴플렉스에서 오는 과장스럽기 까지한 자기 과시를 변호한다. 좌우지간 저자는 김용옥의 용기와 새로운 학문방식은 옳게 평가받아 마땅하다고 기술한다.

* 나는 개인적으로 강준만을 잘 모르지만, 그가 발표한 일련의 인물비평시리즈는 현재 학계의 고답적인 분위기로 보아서는 아주 신선하고 용기있는 시도라고 보고 싶다. 사실 이론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어느분야건, 우리나라는 비평문화가 거의 부재해 있 다고 느낀 적이 많았다. 하지만 그가 현실과 학문과의 연대에 주 안을 두고 시도하는 지금의 용기있는 시도는 그러한 구태의연을 타파하는 한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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