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깽이님의 서재
  • 샬로테
  • 다비드 포앙키노스
  • 12,600원 (10%700)
  • 2016-02-28
  • : 87

 

샬로테

글: 다비드 포앙키노스 / 출판사: 베가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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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의 경험은 개인마다 편차가 아주 크다. 무탈 없이 태어나 평범한 어린 시절을 보내는 아이가 있는 반면, 태어날 때의 선천적인 병으로 인큐베이터에서 자라난 아이도 있다. 자신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개인의 삶도 사실은 지극히 ‘주관적인’ 삶이다. 이 소설을 보면서 이러한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이 거스를 수 없는 삶의 부조리함이 눈앞에 펼쳐진다면... 과연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당신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가?


 


 

1. 소설이란 

​오늘 출근 시간에 2004년에 발생했던 ‘경남 밀양 여중생 집단 강간 사건’에 대한 게시글을 다시금 읽었다. 다시 봐도 끔찍했다. 이 실화를 바탕으로 2014년에 ‘한 공주’라는 영화까지 만들어졌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꾸준히 이 사건에 대해 상기시키는 글이 올라온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우리의 기억에서 잊히는 순간 이 사건도 역사 속에 한 점으로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흔히들 문학작품이란 ‘허구’를 바탕으로 쓰인 글이라고 하는데, 요즘에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실제 삶에서 접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작가들이 많이 미화시켜 이야기해주는 것이 바로 ‘문학’이라고 느꼈다. 불합리한 개인의 사건들이 영화로 많이 제작되고 있다. 여러분들이 ‘한 공주’라는 영화를 보고 ‘도가니’라는 영화를 보고 여러분들이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감정으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세상을, 국가를 그리고 사회를 바꿀 수 있는 것은 바로 우리의 ‘행동’뿐이다.



 

 

2.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 

하지만 ‘행동’을 논하기 전에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바로 이 ‘감정’이다. 부조리한 사건을 접했을 때, 무언가 안타까운 사연을 접했을 때 내가 느꼈던 감정조차 얼마나 피상적이었나를 요즘 와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우리가 어떤 사건의 피해자로 혹은 영화의 주인공으로 감정 이입을 하여 생각한다는 것도 사실은 ‘상상’이다. 이러한 ‘상상’의 파급효과는 얼마나 될까? 우리가 영화나 소설을 읽으며 마지막에 가서는 감정이입을 너무 해버린 나머지 울음을 터뜨리거나 분노를 느낄 때가 있다. 하지만 감정의 파급력은 여기에서 끝이 난다. 이 상상을 바탕으로 한 감정도 결국은 우리가 경험한 것에 비하면 정말 하찮은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자신의 실제 경험을 뛰어넘는 상상 따위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3. 샬로테 잘로몬

개인적으로 2016년 현재,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 했던 경험들이 펼쳐지고 있다. 사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이 바닥, 저 바닥 굴렀다고 생각했기에 “설마. 앞으로 더 심한 일들이 펼쳐지겠어?”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나의 오산이었다. 이제까지 겪었던 일들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일들이 올해 펼쳐지고 있다. 이제는 얄궂은 운명 탓을 하기도 싫고, 더 성장하라는 하늘의 계시로 받아들이려는 차에 이 책을 접했다. 《샬로테》이 책의 표지에 있는 그림을 보고 나는 ‘고흐’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남자친구는 표지를 보더니 ‘모딜리아니’의 그림이냐고 물었다.

“모딜리아니가 누군데?”
“얼굴 길게 그리는 화가”
“아니래. 샬로테 잘로몬 그림이라는데?”


주인공인 샬로테의 삶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곳에는 저자가 직접 등장한다. 문학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머리도 뛰어나야 하구나(이해력이 좋아야)’ 새삼 느꼈다.  


 

 

 

 
 

4. 운문으로 묘사된 소설 

저자의 삶을 이야기해야 할까. 아니면 주인공인 샬로테의 삶을 이야기해야 할까.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조차도 ‘이렇게 마음대로 써버려도 될까?’라는 생각이 계속 든다. 저자는 샬로테의 삶을 소설로 쓰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그 시간이 무려 10년이었다. 그런데도 저자는 샬로테의 삶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몰라 잠을 이루지 못한 날도 숱하다. 결국, 샬로테의 삶은 장황하고 치렁치렁한 산문으로 묘사될 수 없음을, 가슴을 에는 시 혹은 외침으로 기록되어야 한다는 것을, 그렇게 고통의 탑을 쌓아올리듯 짤막한 한 줄로만 이루어진 소설을 써나간다. 그는 샬로테의 그림을 보는 순간, 속절없는 사랑에 빠져 버린다 그녀는 그의 삶을 뒤흔들어 놓았다.




 

5. 이 그림들을 부탁해요. 제 삶의 전부니까요


샬로테는 18살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자신의 이모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샬로테의 이모가 자살하자 그의 언니였던 프란치스카는 충격으로 서둘러 결혼을 한다. 그리고 주인공인 샬로테가 태어났다. 샬로테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녀의 어머니 또한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그녀가 스물여섯 살이 되던 해 임신 5개월의 몸으로 나치의 광기에 내몰려 아우슈비츠의 가스실에서 샬로테는 생을 마감한다. 그녀는 자신의 죽음을 예견이라도 한 듯 가스실로 끌려가기 전 자신의 삶과 사랑을 고스란히 담은 필생의 역작 ‘삶인가? 아니면 연극인가?’를 잘 보관해달라고 했다. 자신의 삶의 전부라며 말이다.


 


 

부조리한 삶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에 당신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그녀의 아버지는 적극적으로 탈출을 구사했다. 샬로테는 도망갈 생각은 하지 않은 채 나치령이 내려진 땅의 조그마한 집에서 은둔 생활을 한다. 이 악몽 같은 시절이 끝나길 바라면서 말이다. 그 누구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은 그녀였지만 누군가의 밀고로 그녀는 나치군에게 끌려가고 그 짧은 생을 마감하고 만다. 시간은 모든 걸 으스러뜨린다. 나치 군도 사라졌고, 밀고자도 사라지고 샬로테도 사라졌다. 다만 그 시절의 처절했던 삶은 샬로테의 그림으로 오롯이 살아있다. 불합리한 삶의 숙명이 당신의 목을 죄여온다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당신이 그 무엇을 상상하던 실제로 겪게 될 삶은 상상 이상이라는 것이다. 소설 《샬로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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