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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돈15님의 서재
  • 우리의 새끼손가락은 수식으로 연결되어 있다
  • 사쿠라마치 하루
  • 9,900원 (10%550)
  • 2018-10-01
  • : 193
우리의 새끼 손가락은 수식으로 연결되어 있다 서평

제목이 굉장히 낭만적이라 생각했다. 수식이라곤 쥐뿔로 모르는 수포자지만 새끼 손가락이 연결되어있다는데 물리적으로 생각하지않는이상 일단 낭만적일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나에겐 조금 나쁜 버릇이 하나있는데, 책을 읽고나서 이름을 기억하는 등장인물이 거의 없다. 책을 빨리 읽는 편이긴 하지만 소설은 대충읽을때가 거의 없는데 왜자꾸 이름만은 잊어버리는 건지. 사실 현실에서도 사람 이름을 기억하려는 노력을 잘 안하는 편이라 그런것같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재밌었다. 부족한 어휘력과 어쩔수 없이 쓸수밖에 없는 스포일러가 존재할테니 책을 접하기전 스포를 당하고 싶지 않다면 “재밌음”이란 나의 소견만을 기억하고 살포시 뒤로 가시면 된다.


그래서, 주인공 이름은 뭐였더라-? 주인공은 분명 두명이다. 표지에있는 남학생과 여학생. 여학생의 이름은 아키야마 아스나. 개인적으론 일본 이름들을 대단히 아름답다 생각한다. 뜻도 모르지만 어쨋든간에 울림에서 나오는 아름다움이 있다고 해야할까. 그런의미에서 아키야마 아스나란 이름은 지극히 내 취향에서 합격이다. 왜인지 모르지만 ‘아’와 ‘키’가 들어가는 일본 이름은 정말 좋아하니까. ‘레’와 ‘이’,’미’는 더더욱 좋아하지만 말이다. 다시 작품이야기로 돌아오면, 내가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건 사실이지만 리뷰쓰는 지금은 책을 막 다 읽고 덮은 참이다. 여주인공의 이름을 기억하는 걸로 봐선 이 책에는 어디에도 남주인공의 이름이 나오지않는다고 생각할수있다. 증명하고싶지만 또다시 이 책을 오늘 내로 읽을 생각은 아직 없으니까 리뷰를 다 쓰고 나서 언젠가 다시 볼때에 찾아보는걸로 하자.

전체적인 줄거리를 요약하면 어쩐지 평범한, (외모도 평범) 하지만 트라우마가 있어 어떠한 행동에 제약을 받는 주인공과, 평범하지 않은 외모와 건강상 문제를 동시에 가지는 주인공. 전형적인 두 주인공의 만남이다. 보통 이럴땐 한쪽을 주인공으로 두고서 한쪽 주인공을 활기차고, 이미 완성형으로 만들어 주인공을 발돋음 할수있게 만들어준다면, 이 책에선 앞서 말한 두 주인공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로 나와있다. 처음 먼저 다가간 것은 아키야마였다. 전향성 건망증이라 먼저 자신의 병을 선수쳐서 말하고, 네가 친화수이기때문에 말을 걸었다는 뜬금없는 등장. 이런 등장씬 좋아한다. 괜히질질끄는것보다 깔끔하고, 원래 만남은 갑작스러운거니까. 
어쨋든 숫자를 사랑하는 그녀에게 적합한 존재였던 주인공 ‘나’.
그녀는 한달주기로 기억이 리셋되는 병이 있었고 기억하지못할 다음달의 자신을 위해 일기장을 가지고 다녔다. 첫 데이트날, 마침 기억이 리셋된 참이라 그녀는 그를 보고 기억하지 못했지만 그가 가진 친화수의 정보를 듣고 다시 기억하게 된다. 한달,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막상 나의 학창생활을 생각해보면 일주일에 학교를 가는 날은 5일 정도에 불과하고 그 외에는친구와 따로 만날 시간을 잡아야했다. 학교에 결석하지 않는 이상 20일 정도를 같은 반이면 마주치게 되는것이다. 아키야마는 주말에도 따로 시간을 냈으니 한달 내내 봤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굳이 만나지 않아도 문자와 전화로도 소통할수있고. 라이트노벨이란 띠지에 걸맞게 책의 상당지분은 문장보다 대화로 되어있었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기위해 넉넉히 잡아둔 시간의 반도 조금 안되게 책을 술술 읽어나갈수있었다. 그래서 그런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생각할 타이밍에 주인공들은여행을 갔고 거기서 ‘나’의 트라우마가 담담하게 밝혀진다. 소설보다만화를 많이봐서 분명 만화였다면 이 장면엔 못해도 과거 컷이 몇개는 잡아져있겠지. 설마 대화만으로 끝내진않았을거야 -생각하며 페이지를 계속 넘겨갔다. 트라우마건은 싱겁게 끝나나 싶지만 이미 한번 언급된 떡밥이라면 끝내지 않고는 끝난게 아니다-!! 라는 정석에 걸맞게, 후반부에서 그녀가 속전속결로 끝내버린다. 사실 행동력이 좋았던 것일뿐이고 ‘나’의 행동과 마음에선 상당히 오랫동안 앓고 있었던일을 아키야마가 개입해서 좋게끝나게 되었으니 어쨋든 다행인일이다. 
그녀에게도 전향성 건망증이란 병만 있는 건 아니었다. 이건 부가적인 거고 중요한건 그녀의 심장에 병이 있었고, 장기이식을 받았다. 그리고 전향성 건망증이 생겼다. 그를 언젠가부터 신경쓰게 되어서 몇달을 혼자 신경쓰다가 말을 걸어 친구가 되었다. 이후 둘 사이는 연인으로 발전하고, 그 뒤 얼마 안되어 그녀는 다시 심장 재수술을 받는다.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고, 그녀는 유급했지만 건강해졌고, 전향성 건망증은 없어졌다. 그리고 이전 1년간의 기억을 전부 잃어버렸다. 둘이 사귀었던 것도 장기의 주인을 찾아갔던 것도, 일기장은수술전에 ‘나’의 누나에게 맡기어 반년후 그에게 주라해서 그녀는 아무것도 기억할수없었다. 이게 그녀 시점에서 전체적으로 요약된 줄거리다. 그녀는 왜 일기장을 넘겼는지, 그를 잊을줄알았다면 넘기지 않았을까? 아니면 그에겐 이미 친화수가 있고, 기억이 아닌 마음에 의존해 다시 그를 좋아할테니까 괜찮았던 걸까. 일기장에 적힌 솔직한 마음들을 그가 알아줬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던 걸까. 일기장은 그녀만이 풀수있는 암호로 되어있고, 그녀는 해독법을 같이 전달했다. 그는 상당한 시간을 들여 그녀의 과거를 읽었다. 일기장 끝에 미래의 나에게 전달하지 말것.이란 말에 따라 그녀는 여전히 그와 함께였던 1년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녀가 유급했기때문에 그녀보다 먼저 그가 학교를 떠났다. 그래도 그는 끝까지 그녀를 좋아했고, 결국 그녀가 사랑한 수학의 길을 걷게된다. 그리고 몇년 후에 그는 그녀와의 연락에 성공한다. 읽으면서 아주 좋았던 장면이 두개 있는데 하나는 엔딩장면이고, 또 하나는 고백 장면이다. 뭔가 둘 사이는 담담하면서도 간지럽게 마음을 살살 긁어주는 듯한 로맨틱한 묘사가 많다. 
쓸데없는 장면이 하나도 없고, 어쩌면 당사자들보다 독자인 내가 더 달달했었던-드물게 수학이 섞인 청춘 로맨스물. 다시 읽으라하면 몇번이고 읽을수있을것 같다. 추천하라면 어렵지 않게 누구에게나 흔쾌히 추천할수있다. 전체적으로 좋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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