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30일. 아마 이날은 오랫동안 역사적으로 길이 남을 날이 될 것이다. ChatGPT라고 불리우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날이다.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인간의 고유영역이 기계로 대체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그것을 맞이했다. 하지만 3년 반 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 간단한 질문, 이미지 생성은 물론이고 문서 요약, 보고서 작성, 심지어는 사주 풀이나 해몽까지도 그에게 맡겨버린다. 맡겨 ‘버린다’는 말이 맞겠다. 불안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이제 간편하고 쓸모 있다고 말한다.
어른부터 노인까지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이제 무슨 질문이든지 “챗 지피티 에게 물어봐”가 해결책이 되었다. 선배나 어른, 전문가에게 질문하지 않는다. 사람과의 교류는 그만큼 줄어든다.
프랑스의 철학자 에릭 샤댕은 “멸종 위기의 사고”에서 타나톨로고스라는 개념을 들어 사람의 언어의 실종을 꼬집는다. 어디 말뿐인가. 이미지 역시 실제 같지만 세상 어디에도 없는 가짜 이미지를 무한으로 만들어 낸다. 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는데, 우리가 만나는 것들이 모두 실제가 아닌 허상이다.
AI시대 인간은 어떻게 스스로를 포기하는가라는 부제가 정말 적절하다. 1.2장은 조금 지루하지만 3장으로 넘어가면 속도감이 난다. 탈인간성을 이야기 할 때 조금 겁이나기도 했다. 3.4장만 읽어도 이 책은 다 읽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