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기억한다. 2009년 5월23일 아침.
토요일이라 평소보다 늦은 잠을 자고 있었는데 엄마로부터 걸려온 전화.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대"
2009년 5월의 어느 날. 검은색 옷을 차려입고 조문을 갔다.
가는 길 버스 안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서로 대화하시는 모습을 보았다.
조문을 들어가기 전 옆 담벼락에 피어있는 꽃을 보았다.
조문을 하면서 울음을 그치지 못하자 당황하신 관계자분이 음료수를 건네며 그만 우시라고 말했다.
나는 노사모도 아니었고, 정치에 그렇게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왜 그렇게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이 슬펐을까.
가는 길에 보았던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대화, 피어있는 꽃, 정말 눈부셨던 햇빛.
이 모든 것을 그 분은 이제 보실 수 없다는 게 너무 슬펐던 것 같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비판했던 그 시절의 청와대의 답변 같은 글이었다.
그렇게 탈권위를 외치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하던 소박했던 분이었는데
너무 많은 고통 속에 계셨던 거같아 이 책을 다 읽고 덮고 나서도 펑펑 울었다.
그 시절 차마 할 수 없었던 속내를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다시 볼 수 있어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널리 읽어 그 시절을, 그 분을 더 많이 이해했으면 좋겠다.
검은 양복, 검은 넥타이, 반팔 흰 셔츠를 받아들고는 옷을 갈아입었다. 몸에 맞지 않았다. 이 화창한 날에 검은 상복이라니. -p.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