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때 이런 친구들이 있었다. 살면서 부모님께 단 한 번도 ‘싫다’고 말하지 못하는 친구.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은 따로 있는데 부모님이 하라는 일을 하며 살았고 그 이유를 부모님께 No라고 말하지 못해서였다. 지금은 연락이 안 되고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며 문득 그 친구가 생각났다.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을까.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부모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 ‘효도’라고 생각되는 듯하다. 회사에서도 안 될 것을 알면서도 ‘못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직원보다 ‘한 번 해 보겠습니다’라고 수락하는 직원을 더 높게 산다. 전반적으로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 ‘NO’라는 말을 못하며 사는 게 사실이다.
<나는 왜 싫다는 말을 못할까>는 바로 이 지점을 건드리고 있다.
‘거절의 저 너머에는 복종이 자리 잡고 있다’ - p.106
우리는 누군가에게 ‘복종’하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거절을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은 무조건 ‘거절해!’라고 말하지 않는다. 아예 처음부터 다른 사람들의 부탁을 들어주며 스트레스 받지 않는 사람은 이 책의 독자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다만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돌아보라고 얘기한다. 다른 사람의 부탁을 들어주며 즐거움을 느낀다면 그렇게 하는 게 맞다. 하지만 당장 내 일도 다 해내지 못했는데 놀러가는 선배의 일까지 떠맡아야 하고,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는 생활이 계속된다면 이때는 ‘No’라고 얘기하는 게 필요하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서 거절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거절을 해야 하고 거절을 하면서도 상대방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이 필요하다면 <나는 왜 싫다는 말을 못할까>를 보며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