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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ppet80님의 서재
  • 이웃집 식물상담소
  • 신혜우
  • 15,300원 (10%↓850)
  • 2022-05-18
  • : 1,867

그림을 그리는 식물학자, 신혜우 작가의 <이웃집 식물상담소> 

식물 상담소는 어떤 곳일까요? 궁금해서 Youtube 검색으로 이웃집 식물상담소에 살짝 다녀왔어요. 미술 공방과 작은 서점 사이, 식물이 있는 아늑한 공간이네요. 작가는 동네 아이들에게 식물을 알려주고 싶어 식물 상담소를 시작했대요. 그런데 다양한 연령층의 상담자들이 찾아오면서 상담소에 더 많은 스토리가 쌓였나봐요. 작가는 소중하고 아까운 그 이야기들을 <이웃집 식물 상담소>에 담았다고 합니다.


1부 첫 번째 이야기는 <나의 반려 식물은 어디에서 왔을까?>입니다.

혹시 이 식물들의 정확한 이름을 아시나요? ... 부정확한 이름 말고 학술적으로 정확한 종의 이름인 학명이요. 그리고 이 종이 원래 어디에서 살고, 그곳은 어떤 환경인지 찾아보셨나요?

이웃집 식물 상담소 / 신혜우

제 주변에 식물 집사가 된 선생님 한 분이 있어요. 선생님은 식물을 키우며 대부분의 시간을 학명(식물의 공식 명칭)을 찾고 관련 논문을 읽어요. 처음엔 소소하게 잘 키워보자는 가벼운 마음이었대요. 지금은, "반려 식물'과 오랫동안 함께 살고 싶어 매일 공부하고 있어요."라고 말합니다.


저자는 식물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두 가지 질문을 한다고 해요.

"그 식물의 꽃과 열매를 본 적 있나요?"

"그 식물의 진짜 이름과 고향을 아세요?"

사랑은 지극한 관심 같아요. 진짜 이름, 고향을 안다는 건 식물이 자랄 수 있도록 적합한 환경을 준비하는 일이에요. 정성을 다해 생명을 지킬 때 자연스럽게 꽃과 열매를 맺히고요.


책을 읽고  매번 느끼고 공감하는 하나가 있는데요. '결국 근원과 만난다' 그 질문으로 나를 찾는 과정을 반복하고요. <이웃집 식물상담소>책 첫 장도 시작을 이야기하네요.



생명을 죽이는데

죄책감의 강도가 달라도 될까?


아주 심오한 질문이에요. 살아 움직이는 것이 죽었을 때, 그것이 나와 가까운 관계일 때일수록 슬픔이 큽니다. 하지만 집 앞 무성한 잡초는 뽑히든, 제거되든 크게 신경 쓰지 않지요. 잡초도 생명인데 말이죠.


이어서 저자는 절화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잘린 꽃이 살아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대요. 전 꽃집에서 파는 잘린 꽃을 죽은 꽃이라 생각해 본 적이 단 한번도 없어요. 뿌리가 잘려 죽은 꽃이잖아요. 그런데 전 왜 늘 살아있다고 생각했을까요? 전 화려한 겉모습, 마치 뿌리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싱싱한 꽃만 봤었어요. 곧 시들겠지만 예뻐 보이니까 당장 썩어 사라질 거라 생각을 못 한 거죠.

죄책감의 강도에 대해 질문하면서 생명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저를 발견하네요.;;


좋아하는 것을 탐구한다는 건 무엇일까?

탐구: 파고들어 깊이 연구하는 것.

연구 : 어떤 일이나 사물에 대하여 깊이 있게 조사하고 생각하여 진리를 따져보는 일.

얼마 전에 정재승 박사의 강의를 들었어요. 공부는 원래 재미있는 것인데 요즘 아이들은 공부를 싫어한답니다. 왜일까요? 궁금한 것을 공부하지 않기 때문이래요.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어요. 아이들에게 깊이 있게 조사하고 생각할 '습'의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생각해요. 배우는 시간만큼 익히는 시간도 필요하지요. 이해도 빨리, 적용도 빨리, 활용도 빨리. 뭐든 빨라야 하는 이 구조가 참 씁쓸합니다.


좋아하는 것을 탐구한다는 것이 뭘까요? '습의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요. 좋아하는 것을 발견했다면 좋아하는 것을 탐구해 보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나의 처한 환경을 재구성하고 기꺼이 습의 시간을 만들 수 있는 마음과 태도가 아닐까요.


나는 뛰어난 학자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즐거운 일, 행복한 일을 하는 것이 좋으니까. 식물학자가 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식물 공부가 좋았던 것이고, 화가가 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그리는 것이 좋았던 것이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일이 좀 다양할 뿐이다.

이웃집 식물상담소

<이웃집 식물상담소> 저자는 마음결이 고운 사람 같아요. 책을 읽는 내내 잔잔함이 느껴졌거든요. 여러 생각에 공감했지만 저는 특히 이 문장이 참 좋았어요.

'좋으니까 좋았던 것이고 좋아하는 일이다'

제 마음을 고스란히 대변해 주는 말이에요. 전 이 말이 늘 하고 싶었거든요. 우리 삶이 무언가가 되어야 하는 환경이잖아요. 무언가 되려고 긴장하고, 무언가 되는 과정에 좌절하고, 무언가 되지 못해 미안한 그런 시기들. 모두가 겪지요. 그게 삶이기도 하고요.

저는 <전문가>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아요. 저자가 가진 타이틀, 화가와 학자. 전문가라는 말이겠지요. 하지만 그것을 위해 달려오지 않지 않은 삶이라 반갑고 위로가 되네요. 저도 우리 아이도 자신의 삶을 이렇게 바라보고 싶네요.


행복한 일을 하고, 공부가 좋고, 그리는 것이 좋은 삶. 좋아하는 일을 다양하게 해봐도 괜찮다는 말만으로도 해방감이 느껴지네요.


하는 동안 행복하고,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지만, 무언갈 이루지 않아도 만족한다. 해소하고 싶었던 것이지 확인받고 싶지는 않은 일이랄까?


내가 하는 일은 어떤가요? 이 문장을 읽으며 지금 내가 하는 일들을 떠올려보았어요. 제게 마인드맵이 딱 이 마음이네요^^


읽는내내 마음이 식물들이 건네는 말과 위로를 받았던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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