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동화작가 리하님께서 에세이를 출간했어요.
저는 이 분을 개인적으로 알지 못해요.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전적으로 책 제목에 이끌려서였어요.
내 자신이 그럭저럭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우연찮게 발견하는 날이면
나는 내가 유난히 좋아지기도 한다.
이 책을 펼친 모든 이들이
다른 누구보다도 가장 먼저,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 주었으면 좋겠다
김리하 지음
내 삶의 농도
나는 짠 맛보다 싱거운 맛에서 안심하는 타입이라는 것을 말이다.
싱겁다는 건 뭔가 후일을 도모해도 된다는 의미 같다.
소금을 조금 더 넣어도 되고
액젓으로 간을 맞춰도 되니까.
잘못해서 보완해 줄 뭔가가 있다는 생각을 하면 안심이 되기도 한다.
반대로 짜다는 것은 내 손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뜻 같다.
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이 있다 / 김리하 /p.16
제 생각을 들킨 것 같았어요.
그리고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동질감을 느꼈어요.
동화작가 리하님은 <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이 있다> 책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나의 마음을 글로 대변해주고
그 마음을 토닥여주고
위로와 용기를 주네요.
나는 나를 좋아하고 싶은데
나의 부족한 모습만 왜 자꾸 보이는지 모르겠어요.
말씀으로 성찰하며 내 모습을 인정하는 노력하지만
제가 바라는 속도만큼 내 마음이 따라주지 않아 속상하기도 합니다.
저도 <내 삶의 농도>를 맞춰가는 중이겠지요?
지금이야 소금 팍팍 뿌리며 살고 있지만
때론 끈적한 올리고당 한 수저 듬뿍 넣는
삶을 대하는 풍요로움과 여유가 생기겠지요.
멀미나지만 그렇게 리드미컬하게 살고있는 중이겠지요?
기울어진 의자
삶의 어느 한 시기,
의자처럼 기울어져도 괜찮다.
모두 끝난 것 같다고 여겨지기도 하겠지만
진짜 삶은 기울어질 때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
한낱 플라스틱 의자도 '바로 서기'를 한다.
우리의 기울어짐은 바로 서기로 나아가는 중간 과정일 거라 믿는다.
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이 있다 / 김리하 /p.159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리하작가님이 저자특강에서 해주신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요.
산다는 건 서는 것이고
선다는 것은 한다는 것이고
한다는 것은 된다는 것이에요.
우리가 사는 한 우리는 무엇이 됩니다.
지금의 모습이 때론 초라하게 느껴질지라도
두 발로 내가 서 있다면,
나는 누군가에게 무엇이 될 수 있다고 해요.
기울어진 의자같은 시간들을
지금 나를 둘러싼 불필요한 상황과 시련, 고통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여기자고 저자는 말합니다.
지루한 버팀
나의 계절이 꽃 필 때까지..
꽁꽁 얼어붙은 한 겨울이 지나갈 때까지..
예열의 시간을 가지자고 합니다.
유연한 나이 듦을 위한 길
나는 어떤 세계에 있는 어떤 존재이며
그래서 나는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하나?
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이 있다 / 김리하 /p.223
제가 속한 온라인 세계에서
저는 '성장' 성공' '자기계발' 에 집중했어요.
작년부터 현재까지 미라클모닝을 시작으로 루틴대로 생활하고 있어요.
동화작가 리하님의 표현처럼 코르셋을 입은 애호박처럼 형식을 갖춘 일상에서 작은 루틴을 소중히 다루는 것이 중요다하는 것에 동의해요.
그런데 저에게는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공간 만들기> 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색과 여유의 시간.
수많은 온라인 프로젝트 속에 나를 구겨넣어
<성장>이라는 목표에 따라 어디인지, 누구인지 모를 정도로 하루종일 정신없이 살아왔어요.
하루가 36간이었으면 좋겠다는 헛소리를 지껄이며
주어진 시간에 감사하고 만족하기보다
본질에 충실하기 보다
성장강박에 미쳐가고 있었던거죠.
저는 지금 잠시 엔진을 껐어요.
아직 열기가 식지 않았어요. 다시 켜야할 것 같아요.
뜨거움이 식을까 불안하니 사부작사부작 또 움직이고 있어요.
불안으로 시작하는 무언가는
즐거움을 가져다 주지 못하고 나를 더 강박에 사로잡아요.
자극과 반응 사이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하지 말고
'공간'을 확보하라는 작가님의 말이 제 마음에 콕 들어옵니다.
인도고무나무
책에도, 저자 특강의 마무리로 인도고무나무를 소개해주었어요.
굵은 나무줄기 사이사이 보이는 얇은 줄기는 사실 공중의 줄기에서 자라 아래로 내려오며 땅속으로 자라는 막뿌리에요
뿌리에서 줄기로, 그리고 다시 뿌리가 되며 나무가되고 숲이 되는 막뿌리.
내 인생이 너무 무거워져서 버거운 날에는
'내 안에 실날같은 무엇'이라도
살며시 꺼내려 노력할 것이다.
내 안에서 나온 작디작은 그 무엇이
'희망의 막뿌리'가 되어
내 삶을 지탱해 줄 수도 있다는 걸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이 있다 / 김리하 /p.226
✔️내 모습에서 곧지 않은 가지가 삐죽삐죽 튀어나와 내 생각과 행동이 미숙하더라도 나를 부정하지 말기.
✔️내 삶이 무성한 가지처럼 뻗어있어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 모르더라도 혼란스러워하지 말기.
두 가지를 다짐해봅니다.
이 막뿌리도 나의 부분으로 내 삶을 단단히 받쳐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봅니다.
이 희망을 잃지 않는 한,
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이 ...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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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리하작가님의 글은 잔잔한 호수같아요.
우리 주변에서 흔히 겪는 일상을 그녀의 통찰력으로 필터링하여 새로운 관점으로 보게 하는 책이었어요.
제목이 좋아서 책을 읽게 되었고
책을 읽은 후에는 작가님이 좋아 저자특강까지 들었어요.
특강을 듣고보니 나무같은 작가님이 우리 옆집 언니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혼자서 해봅니다.
오프라인상으로는 물리적 거리로 불가능하니
온라인 상에서 블로그 옆집 이웃 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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