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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야옹
  • 문학 예찬
  • 지그문트 바우만.리카르도 마체오
  • 16,200원 (10%900)
  • 2024-09-25
  • : 995

작지만 애정하는 출판사가 있다. 21세기문화원(광고 아님)이라는 출판사인데 인기 없을 것 같은 책을 꾸준히 출판해줘서..라는 이유가 있겠다. 좋은 책들이 많고 번역 퀄리티도 좋다. 심지어 문학예찬의 안규남 번역가님은 영어와 철학을 공부한 분이고 이 어려운 책에 아주 찰떡.. 정말 읽기 편했다. 사회학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무지렁이는 일주일 내내 이 책에 빠져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올해의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확장돼 가는 느낌이었고 사상가와 문학가, 평론가들의 말들이 인용되 있어서 읽고 싶어지는 책들이 한정없이 늘어났다. (조지프 브로드스키, 폴 오스터, 번역된 저서는 한국에 없지만 에랄도 아피나티, 다비드 그로스만, 알베르트 발저, 수잔 손택, 미셸 우엘벡..) 다만 내가 읽기에는 어려운 책이라 같은 문장을 다시 반복해서 보기도 하고 뇌에서 튕겨져 나가는 느낌이 들면 읽기를 멈추기도 했다. 

지그문트 바우만과 리카르도 마체오가 편지로 나는 대화를 엮은 《문학 예찬》. 문학과 사회학의 필수불가결한 관계를 탐구한다. 12장에 걸쳐서 개인과 사회, 문학, 교육에 대해 생각을 나누는데 첫 장에서 언어의 올바른 사용에 대한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리카르도 마체오는 감정적이고 쾌락적인 성향의 단순하기 짝이 없는 팝송에 한탄한다. 모두가 알다시피 이것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해치고 취향과 선호를 식민화한다. 특정한 즐거움을 추구하기 위한 단어들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언어의 침식과 철수를 걱정하는 것이다. (갑자기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APT APT APT~!??가 머리 위로 울린다.) 바우만은 매체의 강력하고 영악한 가르침이 우리 인생의 척도가 되지 않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날마다 새로운 흥분과 새로운 시작, SNS와 혐오, 언젠가 지루해질 소비재, 과대포장.. 근 미래의 사람들은 신경증과 우울증, 알약들을 인생에 추가할 것이다. 이런 문제를 찾아 제시한다는 점에서 둘은 문학과 사회학의 일치를 말한다. 지그문트 바우만은 2017년에 타계했는데 코비드 시대와 현시대를 겪었다면 또 어떤 해석을 내놓으셨을까.

* 이 리뷰는 컬처블룸 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뉴요커》에서 어떤 개가 컴퓨터 앞에서 다른 개에게 "인터넷에서는 아무도 네가 개란 걸 몰라"라고 말하는 만화가 실린 적이 있는데, 이 만화는 재미있지만 동시에 끔찍하기도 합니다.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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