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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야옹
  • 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
  • 엘리스 피터스
  • 15,120원 (10%840)
  • 2024-08-05
  • : 1,726

귀족 결혼식, 나병 환자 집단 거주 지역, 그리고 중세 살인 미스터리

카페에 앉아 1139년 10월 영국 서부의 중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본다. 정확히는 슈루즈베리 마을의 성베드로와 성 바오로의 베네딕토회 수도원. 노르만 정복 이후 한 세기도 되지 않았고 제 1차 십자군 전쟁은 불과 40년 전에 끝났다. 스티븐 왕은 런던에서 통치하지만, 모드 황후와의 권력이 분열되어 있다. 이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허브 정원을 돌보고 병자들을 돌보는 캐드펠이라는 수도사가 있다.

어제 읽은 2권 《시체 한 구가 더 있다》가 정치에 초점이 맞춰진 이야기였다면 5권 《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는 수도원 중심과, 로맨스가 더 초점에 맞춰졌다고 할 수 있다. 중세 수도원을 여행하는 기분으로 책을 읽었는데 중세의 단조로움과 어두움을 느끼는 한편 나병환자(지금은 한센병으로 불리는)에 대한 인식은 근현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과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잠시 생각해봤다.

범인은 쉽게 예측이 가능하다. 젊고 뜨겁고 성급한 남자와 순식간에 사랑에 빠지는 여자, (잘못된)결론에 뛰어드는 법관과 인내심이 강하고 지혜로운 수도사의 캐릭터가 진부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 흔함의 공식이 좋다. 캐드펠 시리즈를 읽는 행복은 셜록홈즈의 단서를 찾아 밝히는 통쾌한 것이 아니라 미스터리를 즐겁게 묘사하는 것에 있다. 어두운 중세와 훌륭한 문장들은 더없이 나를 설레게 한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5번째 《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는 1990년 범죄 작가 협회의 역대 100대 범죄 소설 목록에서 42위를 차지했다. 아직 시리즈가 전부 출간되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1권부터 차례대로 읽으면 더 재밌을 것 같다. (따로 읽어도 상관은 없음)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질병보다 잔혹한 죽음과 기독교도보다 친절한 이교도를 목격했던 그는, 지금 자신이 절개해 허브로 찜질하는 이 상처들보다 마음의 병과 영혼의 타락이 훨씬 더 끔찍하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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