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몇 번이나 오에 겐자부로의 책을 집어들었고, 몇 번이나 완독을 포기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오에 겐자부로 타계 1주년. 읽는 것이 어려운 나한테는 매력적인 제목이었다. 오에 겐자부로는 어떻게 읽었고, 그 안에서 어떤 철학을 했을까.
오에 겐자부로는 유년 시절부터 "실제의 삶"과 "환상" 속에서, 그는 깊은 내면 안에 숲 속의 골짜기를 만들고 입을 닫아버린다. 그리고 인간 본성의 복잡성과 인간 상태의 취약성을 파고드는 오에 겐자부로는 이 책에서 정체성, 기억, 트라우마가 인간의 정신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는 매혹적인 이야기를 엮는다. 오에 겐자부로가 자신의 과거와 그의 삶을 형성한 충격적인(?) 사건들을 받아들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정을 따라가는데 오에 겐자부로가 일련의 만남과 경험을 통해 길을 찾으면서, 그는 자신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불편한 진실에 직면한다.
《읽는 행위》의 가장 인상적인 측면 중 하나는 언어와 상징을 능숙하게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의 산문은 우아하면서도 기억을 불러일으키며, 그의 내적인 혼란과 그를 둘러싼 세계의 생생한 그림을 그린다. 그가 표현한 "숲 속의 골짜기" 이미지는 저절로 그려지는데 잊혀지지 않는다. 문장 하나하나가 시적이라서 그의 고뇌와는 별개로 읽는 내내 문장의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오에 겐자부로는 자기 발견의 여정을 통해 자신의 삶과 과거의 경험을 "읽는 행위"에 녹여낸다. 또한 현실을 형성한는 방식에 대해 생각을 깊이 파고든다. 얼마나 많은 독서 경험을 쌓았는지, 얼마나 집요하게 읽는 행위에 대해 고뇌했는지 책에 담겨있다. 나와는 깊이가 다르다 못해 탈인간인가, 싶을 정도로 경외로운 문장들이었다. '읽기'를 매개로 현실과 상상력의 관계에 대해 미처 생각해 본 적도 없었기 때문에 제대로 독서를 하고 있었는가,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숲속 골짜기에서 떠난 그 순간부터 후퇴 불가능한 상태로 나는 완전히 나의 진짜 말의 토양으로부터 뿌리째 뽑혀 버리고 말았다. 나는 활자 너머의 어둠에서 상상력의 활성화 작용을 공급받아 생생하게 혈액이 순환하는 진짜 말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통해 뿌리 없는 풀의 불안에 맞서 살아왔다.- P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