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이 책은 프랑스로 번역되어 역수출될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든다.
프랑스 사람들이 이 책을 펼쳐 들고 바캉스 시즌 국내 여행을 계획하는
장면을 상상한다.
나는 합천이 경남인지 경북인지, 광주보다
나주가 더 위인지 아래인지 솔직히 잘 모른다. 지역도시에서 무슨 행사가 열리고 방방곡곡 어떤 전설이 깃들었으며 동네마다 가장 유명하고 맛있는 음식이 무엇인지 사실 잘 모른다. 한국에서 평생 살았고 수도권에서 학교와
직장을 다녔지만 내 나라도 이토록 다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읽으면서 생각했다. 단언컨대
프랑스에서 나고 자란 대부분의 프랑스 국민보다도 이 책의 저자가 프랑스를 더 오래, 꼼꼼히 구석구석
들여다보았으리라. 대한민국 땅보다 여섯 배는 더 넓은 나라를 지역별로 이렇게 하나하나 짚어
나가면서도 프랑스라는 나라의 총체적인 정체성을 놓치지 않는다. 국내에 그간 없었던 방대한 연구
작업의 결과물이 반갑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