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 매니아들이 역대 최고의 작품이라고 입을 모아 찬양하는 작품이다.
그 압도적인 후광에 못이겨 몇 주 전에 도서관에서 대출해 읽었다.
대강의 내용은 한 마을에서 유명한 재산가가 죽으면서 발생하는 살인사건과
그에 대한 주인공과 푸아로의 '회색 세포'를 사용한 추리이다.
다 읽고 떠오른 생생한 느낌을 표현하자면 하품이 나올 정도로 진부한 작품이다.
당시에는 독창적인 결말과 놀라운 반전이라고 찬양했을 작품이지만 이미 너무
많은 작가들이 같은 류의 반전을 시도해 그 놀라움이 많이도 희석된 것 같다.
사실 내가 이미 반전을 알고 있지 않았다면 이렇게 단언하지는 못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미 반전을 염두에 두고 읽은 오리엔트 특급이 그렇게나 재미있었던 걸 보면
본 작품은 분명 진부하다. 물론 현재의 관점에서 과거의 작품을 평가하는 것은 꽤나
불공평한 처사이기는 하다. 서술 트릭의 시초인 만큼 당시의 충격은 대단했을 것이다.
현재에 와서 이렇게까지 진부해질 만큼 작가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을만한 트릭을 창조한
애거서 크리스티에게 형식적인 존경을 표한다.
하지만 앨러리 퀸 형제가 비판했듯 이런 류의 트릭은 일면 독자를 우롱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 독자 중 하나다.
별점은 세개정도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