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강력한 차별은 온정적 얼굴을 하고 다가온다"
'가장으로서의 무게', '엄마라면 이래야지', '착한 딸 프레임', '장남으로서의 역할' 등 한국 사회의 가족 제도는 다양한 측면으로 역할 수행을 강요한다. <가족 각본>은 마치 누군가에 의해 짜여진 각본처럼 각자 캐릭터로서 훌륭한 연기, 즉 역할을 해내야만 함을 비꼬는 듯한 제목이다. 아주 직관적이다.
김지혜 작가님이 전작 <선량한 차별주의자>에서 일상 속의 교묘한 차별과 혐오에 대해 말했다면, <가족 각본>에서는 가족이라는 이름과 이유로 이어져오는 뿌리 깊은 차별과 혐오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족이라는 첨예한 각본 안에서 '성소수자', '장애인' 등 '예상치 못한' 인물이 등장하면 난색을 표한다. ‘가족각본’은 가족 구성원이 태어나면서부터 딸·아들·손주·부인·남편·부모·며느리·사위 등 특정 역할을 기대받고 수행하는 현실을 풍부한 연구와 판례를 통해 말한다.
늘 그렇듯 당연한 것 중에서는 당연한 게 없는 것을 꼬집는 책. 가족이라는 완벽한 울타리 안에 살고 있다고 믿고있는 당신의 일상에 잔잔한 파장을 던질 책이다.
가장 강력한 차별은 온정적 얼굴을 하고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