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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보다 베게
허름한 삶의 가치
책을베고자는남자  2024/04/12 10:01

어반스케치의 소재는 늘 옛 것이거나 허름하거나 투박하거나 한 것들이다.

번쩍 번쩍 빛나는 새것은 잘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도시 외곽의 허름한 주택, 옛날 골목, 시골의 마을 등이 단골이다.

 

이상한 일이다. 새로 지은 아파트, 빌딩, 현대식 카페같이

우리 눈에 좋아 보이는 것은 막상 도화지에 옮기면 멋이 없고 어색한데

다 쓰러져 가는 오두막이나 인적없는 시골길 구석에 외롭게 서 있는

조그마한 카페는 그리다 보면 운치가 있어 보인다.

 

우리 네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남들 보기에 빛나는 삶을 사는 이가 늘 부러워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기만의 삶을 짊어지고 가는 이의

평범하다 못해 구질 구질하게 보이는 모습이 어쩌면

더 가치 있고 멋있는 삶이 아닐까?

 

어느 시골 한적한 곳 허름하게 서 있는 조그만 농가나 카페처럼

눈에 번쩍 뜨이지는 않아도 하늘과 땅과 사람들 사이에서

언제부터 있었는지 가늠도 되지 않는 자연스러움으로

자신만의 고유한 존재감을 은연중에 내뿜고 있는

그런 삶이 나의 삶이어도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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