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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am님의 서재
  • 특권 중산층
  • 구해근
  • 18,000원 (10%1,000)
  • 2022-11-15
  • : 870

 최근 진정한 공정이란 무엇인가라는 것이 큰 화두로 떠올랐고, 그에 따라 다양한 철학서나 인문,사회학 도서들이 많이 출판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독 많이 팔린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부터 최근의 "90년생이 온다"로 유명한 임홍택의 "그건 부당합니다"까지 여러 권으 책을 읽어보았는데, 이 책 특권중산층과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었다. 


 국가의 막대한 재정적 투자와 특혜적 정책으로 형성된 "강남"이라는 신도시에 거주하게 된 주민들은 도시 인프라와 교통, 녹지, 공공서비스, 문화시설 등이 가장 현대적으로 갖추어진 곳에 거주하는 혜택은 물론, 중산층에게 가장 중요한 교육시설이 다른 어느 지역보다 잘 발달되어 있는 특혜까지 고루 누리게 되었다. 이는 90-00년대에 태어나 힘들게 사교육과 공교육을 버텨내고, 대학에 진학해서도 쉬지 않고 치열하게 취준생활을 거치며 겨우 사회에 편입한 MZ세대들에게는 적당히 넘어갈 수 없는 "공정하지 않음"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는 현대사회에서는 신분이 아닌 지역적 계층 분리가 하나의 계급 불평등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중산층을 정확히 어떻게 나눌 것인가부터 더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중산층이라고 분류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자신이 중산층이 아니라고 답하는 큰 이유가 너무 높은 준거집단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 그러한 너무 높은 준거집단이 대체로 강남 거주자라는 점, 강남에 거주하는 중산층이 발달시킨 '강남스타일'과 계층 문화와 이를 선망하는 비강남 거주 중산층에 대한 사실 분석도 인상깊었다. 또 저자는 강남의 부유층이 더 사치스럽게 생활하고 이를 대물림하기 위해 고급 사교육에 아낌없는 투자하는 이유는 이들이 축재한 부에 대한 도덕적 정당성이 결여(남보다 강남에 거주함으로써 얻을 수 있었던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인한 불로소득)되어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자 이로 인해 스스로 집단적인 불안을 느끼며 다시 과소비와 과도한 교육 경쟁에 매달리게 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기 때문이라고 명쾌하게 설명한다.

 미국의 중상층이 토지사용제한법이나 동문자녀 우대제도 등 합법적인 '기회사재기'를 통해 특권적 기회를 확보하려 하는데 비해 한국의 신 상류층은 태생적으로 그들의 경제적 기반이 직업활동이 가져다주는 정상적 소득외에 부동산 축재나 권력을 통한 지대 추구에 크게 의존하여 도덕적,문화적으로 계급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해 개인적인 재력이나 정치적 연줄로써 특권적 기회를 차지하려는 노력이 자주 나타난다는 것은 미국에 오래 거주한 저자가 제시할 수 있는 독특한 분석이었다. 

정당하고 공정한 노력을 통해 계급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하지 않고 소비생활이나 생활양식에서 좀더 서구적으로 럭셔리한 모습을 보여 자신의 계급 차별화를 시도해와왔다는 문제제기, 그리하여 한국의 상류 중산층 문화는 근본적으로 극히 물질주의적, 가족이기주의적,성공지상주의적이라는 날카로운 지적이 특히 와 닿았다. 결국 이러한 문제때문에 한국의 중산층은 경제적으로만이 아니라 정서적으로로, 문화적으로도 하나의 통합된 사회계층이 되지 못하고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설명 또한 인상깊었다. 


 결론적으로 책의 부제이기도 한 '한국 중간계층의 분열과 불안'은 한국 중산층 스스로가 만들어내고 있다. 따라서 저자는 한국 중산층이 특권적 기회를 많이 향유하고 있음에도 그것을 더 확보하기 위해 이기적이고 기회주의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 사회적로부터 계급정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사회통합적 역할보다는 사회분열과 상대적 박탈감을 증대시키는 역할을 더 많이 하고 있으니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자각이 좀더 활발히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하고 촉구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나 또한 누구에게나 교육의 기회는 똑같이 주었으니 그 결과 또한 오롯이 본인의 능력과 노력 여하에 따른 차이라는 주장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특히나 교육외에 상위 계급으로의 진입이 힘든 우리나라의 현실상, 교육에 있어서는 더 앞선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강남의 신흥 중산층 자녀들이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조금이라도 덜 소모적인 경쟁사회가 될 수 있도록 의식있는 지식인과 시민의 역할에 나또한 보탬이 되고 싶고, 이러한 책을 읽고 사회에 관심을 가지는 것 또한 그러한 일환일 것이다. 


* 창비 출판사로부터 받은 도서 서평입니다.

사실 한국 상류 중산층의 문화는 근본적으로 극히 물질주의적, 가족이기주의적, 성공지상주의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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