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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는 다 써내려갈 수 없는 이야기라는게 있다. 누군가의 삶이 그렇다. 그런데 읽히는 글이 있고, 외면받는 글이 있다. 책이라는 것이 읽혀질 때 의미가 더 커지는 것처럼 삶도 누군가에 의해 의미를 되새기고는 한다. 정작 스스로는 자신의 삶에 대해 어떤 의미도 부여하지 못하는 때가 더 많지만, 그럼에도 그것조차 의미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2024년 4월이 내게는 인생에 있어 버거운 시기다. 이유를 알것 같은데 인정하기 싫은 것일지도 모른다.
힘들다. 지친다. 는 말을 마치 전염병인양 멀리하고 조심했던 내게 꼭 필요한 말이 되었고, 그 말을 통해 스스로를 되새기는 시간을 갖고 있다.
다른이들에게는 힘들어해도 되고 지치면 쉬어가라고 그리 진심을 다해서 이야기하던 내가 정작 스스로에게는 뭘 한게 있다고 쉬고 지치냐고
몰아붙였던 것이다. 내 삶에 힘들다 라는 말은 저 죄인이에요. 와 같은 말이었다.
나의 인스타그램은 도전과 성취에 목말라 있고, 도전하지 않고 안주하는 듯한 것은 경멸하듯 제외시킨 피드가 가득했다.
그 속에 나는 지치지도 힘들어하지도 가만히 있지도 않는 나였다. 그런데 어찌 그렇게만 살 수 있을까. 그래서 내가 나를 괴롭히고 가라앉게 하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그러던 때에 이 책이 피드에 보였다.
필사단이라는 글에 이건 내가 좋아하는 거다!! 싶어서 선뜻 댓글을 달고 신청했는데 역시 운이 좋은 편인건가 당첨되었다.
사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의욕도 없는 때에 이거라도 해서 나태한 나를 조금 면죄하고 싶었던 것 같다. 아무것도 안하는데 너무 아무것도 안하는 내가 또 싫었던 거다. 좋은데 싫고, 싫은데 좋은 이상한 양가감정 속에 나를 또 괴롭히고 있었다.
매일 한장씩 쉽게 읽었고 마음에 드는 글에는 줄을 긋고,
그래도 아쉬움이 남으면 필사를 했다. 부담도 가지지 않으려 했고, 그럴 필요도 없었다.
그런 적 있지 않나.
너무 힘들고 도무지 헤어나올 방법이 생각도 안나고 괴로워 죽을 것만 같아서 , 숨이라도 쉬어 보려고 훌쩍 나왔는데
우연히 들어간 식당에서 혼밥하고 있는데 그 곳에서 말벗이 되어준 낯선 누군가의 말에 너무나 시원한 위로와 토닥임으로 홀가분해지는 그런 경험.
나를 모르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 타인에게서 저 깊숙한 곳에서부터 오는 뜨겁고도 따듯한 위로를 받는 기가막힌 순간.
이 책이 그랬다. 어렵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아서
내가 그동안 쓰고 있던 가면은 벗어버리면서 느끼는 청량감과 해방감을 동시에 느끼는 글들로 순간 순간 괜찮았다.
다시 또 우울해지고, 또 이유없는 눈물을 쏟다가도 이 책의 책장을 넘기는 순간은 또 살만해졌다. 그저 그정도면 되었다 싶은 글들이 나를 감싸고 있는 순간들이 좋았다. 숨막히고 답답하고 아프고 아리고 괴롭고 힘들고 죽을 것 같은 때, 그럴때가 아니라도 알딸딸하게 기분좋을 정도로만 취하고 싶은데 술은 마시고 싶지 않은 복잡하고 지랄맞은 기분일 때 , 읽어보면 좋았다.
그렇게 매일 조금씩 나를 아끼고 들여다보게 했다. 그래서 조금 나아졌다. 스스로 사랑하고 격려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 알았던 것 같은데, 잊었던 내가 다시 생기를 찾을 씨앗을 틔운 정도.
너무 큰 기대는 없이 고르길 추천한다. 아무 기대 없이 호기심과 관심만으로 시작한 일이 원했던 결과를 주기도 하니까.
그냥, 딱 그정도로만 숨쉬고 싶을 때 읽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