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슈퍼맨을 기억하며
danmi_hana 2024/02/24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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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틋하게 안녕
- 지월(왕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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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0) - 2023-12-14
: 18
나는 원래 책 읽다 잘 우는 사람인데 아마 이 책보다 나를 많이 울리는 책은 당분간 안 나올 것 같을 정도로 계속 우느라 한번에 많이 읽기가 정말 힘들었다. 다 내 얘기 같아서(물론 우리 아빠는 작가님 아버님처럼 스윗하시진 않다). 아빠와 붕어빵인 딸, 요리를 잘하는 아빠, 술을 좋아하는 아빠와 술 마신 아빠가 싫은 딸, 자연에서 살고 싶다던 아빠, 첫째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하던 아빠, 먹는 걸로 바락바락 화내던 딸. 시험 준비로 예민했던 딸. 2장은 진짜 한 꼭지 읽을 때 마다 비슷한 에피소드가 떠올라서 계속 울었다. 마지막장도 마찬가지.
아빠를 떠올렸을 때 느끼는 감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후회'라는 감정이 제일 큰 것 같다. 키우고 있는 고양이들이 잘못되면 어쩌나란 생각은 늘 했지만, 작가님께 아버님이 그러했듯 나에게도 우리 아빠는 슈퍼맨 같은 사람이었으니까, 그래서 평생 나를 지켜주는 든든한 존재로 있을 것 같았으니까, 그러니까 조금은 소홀해도 돼 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근데 내 곁을 제일 먼저 떠난 건 아빠였다. 오죽하면, 그런 게 아닌 걸 알면서도 내가 보기 싫어 안 기다려준 게 아닐까 할 정도로 아빠를 생각하면 죄송해서 후회된다.
극복한다는 것은 왠지 잊는다는 것 같아서 극복하고 싶지 않은데 이 슬픔을 공감할 수 있는 책을 만난 게 반갑다. 작가님 글 너무 잘 쓰신다. 공감도 되고 감동도 있고 슬프게 하고. 그래서 작가님 다른 책도 구매했다! 진짜 신기한 건 내일 일어나서 이 책을 읽어야지 라고 결심했던 날 아빠가 꿈에 나왔다. 좀처럼 아빠 꿈 꾸기가 힘든데 이 책 덕분인 것 같아서 좋았다. 참 감사한 시간이었다.
아빠가 해주는 오므라이스가 많이 생각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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