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위니의책장
  • [전자책] 생존자들
  • 캐서린 길디너
  • 12,460원 (620)
  • 2022-05-25
  • : 138

살다 보면 문득 내 안의 나를 감당하기 버거운 순간이 있습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이 엄습하거나, 반복되는 감정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면서도 정작 그 원인을 몰라 답답해합니다. 혹시 당신도 '진정한 나'로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 대신, 누군가에게 맞추기 위해 가면을 쓰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이 질문에 조금이라도 멈칫했다면, 오늘 소개할 이 책이 당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는 첫걸음이 되어줄 것입니다.이유 모를 공허함이나 불안감이 자꾸 찾아오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는 사람, 어린 시절 자라온 환경이 지금의 관계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한 사람, 심리 상담에 관심은 있지만 어떤 과정인지 감이 안 잡혀 망설이고 있는 사람, 그리고 스스로를 "괜찮은 척"하며 살아온 시간이 꽤 긴 사람에게 권합니다.

과거의 상처는 누구에게나 트라우마가 되어 내면 어딘가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것을 숨기려 하거나, 무의식적으로 잊어버리려 하지 않는 것. 온전히 드려다 보고 깊이 성찰하는 것이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의 고통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그 기억 속 감정을 현재의 언어로 통합하는 과정을 통해, 트라우마의 희생자가 아닌 자신의 삶을 주도하는 진정한 '생존자'로 거듭나는 치유의 여정을 담았습니다.

"트라우마는 단순히 나쁜 일이 일어난 것이 아니라, 그 일로 인해 자신의 핵심적인 자아를 잃어버리고

방어적인 가면을 쓰게 된 상태를 말합니다.우리는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본래의 나를 감추고, 상황에 맞는 가짜 인격을 만들어낸다."

"내담자들이 겪는 치유의 과정은 단순히 과거의 사실을 회상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환자가 과거의 고통스러운 사건을 재구성할 때, 안전한 환경 안에서 당시 느꼈던 원초적인 감정의 소용돌이(분노, 공포, 무력감)를 다시 마주하고 이를 언어화하는 과정이야말로 치유의 결정적 전환점이다. 이것은 과거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기억에 담긴 독성을 제거하고 그것을 현재의 내 서사 일부로 받아들이는 능력을 기르는 일이다."

"모든 자아성찰은 용감한 시도다."

<생존자들> 캐서린 길디너

'괜찮은 척'이라는 가면 뒤의 진실

우리는 흔히 '시간이 약이다', '다 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 자랍니다. 그러나 뿌리 깊은 트라우마는 시간이 지난다고 자연스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마치 마음속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던 유독 물질처럼, 평소에는 잠잠하다가도 예기치 않은 순간에 떠올라 현재의 삶을 오염시키곤 합니다.

저 역시 오랫동안 제 안의 상처를 들추는 것이 두려워 '바쁘게 사는 것'으로 회피해왔습니다. 힘든 일이 있어도 애써 웃어넘기고, 타인의 말 한마디에 상처를 받으면서도 기대에 부응하는 '착한 아이', '성숙한 어른' '유능한 사회인'의 가면을 쓰는 것이죠. 그것이 나를 지키는 생존 방식이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임상 심리학자인 저자 캐서린 길디너는 책 속에서 4명의 내담자와 함께한 10여 년간의 치유 기록을 통해, 저와 같은 수많은 '생존자'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그녀는 우리가 트라우마를 겪은 후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낸 '방어 기제'를 이해하는 것부터 치유가 시작된다고 말합니다.

피터는 애착장애와 무성애증을 안고 살아온 인물입니다. 어린 시절 감정적 온기가 전혀 없는 환경에서 자란 그는,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를 회로에서 지워버린 채 성인이 되었습니다. 누군가와 가까워지려 할 때마다 찾아오는 극심한 불안, 하지만 그것을 표현할 언어조차 없었던 피터의 이야기는 '감정을 배운 적 없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처음으로 눈앞에 펼쳐 보여줬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며, 타인과의 관계에서 이유 모를 거리감과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을 "그는 그냥 혼자가 편한 사람"이라고 단정지었던 일들을 떠올립니다. 하나의 프레임으로 사람을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 이 책은 깊은 내면의 불안감을 인지하는 일만으로도 상처가 치유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가장 인상 깊은 사례: 완벽주의자 '로라'의 경우

책에 등장하는 4명의 인물 중, 겉으로는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삶을 살아가지만 내면은 지독한 공허함에 시달리던 '로라'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로라는 어린 시절 감정적으로 부재했던 부모 밑에서 자신의 욕구를 철저히 억압받으며 자랐습니다. 그녀는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의 감정을 느끼는 법을 차단한 채, 타인의 인정을 받는 것에만 집착하는 '해리 상태'에 머물러 있었죠.

로라의 사례를 읽으며 많은 현대인이 겪는 번아웃이나 우울증이 사실은 '감정 마취' 상태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저자는 로라에게 과거의 사건을 단순히 '보고'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 속에서 느꼈던 감정을 '재경험'하게 함으로써 그녀가 자신의 감정과 다시 연결되도록 도왔습니다. 로라가 억눌러왔던 분노와 슬픔을 언어로 표현하기 시작했을 때, 비로소 그녀는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대니는 자아정체성 박탈과 집단 트라우마를 경험한 원주민 출신 청년입니다. 자신이 속한 민족 전체가 지워지는 역사적 고통 속에서,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잃어버렸습니다. 길디너는 대니와의 상담에서 개인의 치유가 때로는 집단적 정체성의 회복과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내가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질문이 단순한 철학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대니를 통해 절감했습니다.

매들린의 이야기는 또 다른 층위의 충격이었습니다. 강박장애와 가스라이팅으로 얼룩진 그녀의 삶에서, 가해자는 다름 아닌 가장 가까운 가족이었습니다. 매들린은 오랫동안 자신의 지각과 감각이 틀렸다고 믿었습니다. "내가 너무 예민한 거야"라는 말로 자신의 고통을 스스로 지워온 것이죠. 치료를 통해 그것이 '예민함'이 아니라 '생존 반응'이었음을 깨달아가는 과정은, 책의 마지막 부분임에도 처음처럼 긴장감 있게 읽혔습니다.

저에게 가장 오래 남은 인물은 로라였습니다. 그녀는 아동유기와 방임 속에서 자랐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가 떠나버린 후, 로라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필요 없는 감정은 없는 셈 치는' 법을 익혔습니다. 성인이 된 뒤엔 누가 봐도 유능한 사람이었지만, 정작 자신의 고통에 대해서는 완전히 해리되어 있었습니다. 상담 중 길디너가 로라에게 "당신은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나요?"라고 물었을 때, 로라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감정을 느끼는 근육 자체가 위축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네 사람은 모두 달랐지만, 치유의 방향은 같았습니다. 고통을 잊거나 덮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꺼내어 이름 붙이고, 자신의 이야기로 통합하는 것. 길디너는 이것을 '과거 기억에 담긴 독성을 제거하는 과정'이라고 표현합니다. 과거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더 이상 나를 조종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일입니다.


나를 살리는 정면 돌파의 힘

저에게 가장 오래 남은 인물은 로라였습니다. 그녀는 아동유기와 방임 속에서 자랐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가 떠나버린 후, 로라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필요 없는 감정은 없는 셈 치는' 법을 익혔습니다. 성인이 된 뒤엔 누가 봐도 유능한 사람이었지만, 정작 자신의 고통에 대해서는 완전히 해리되어 있었습니다. 상담 중 길디너가 로라에게 "당신은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나요?"라고 물었을 때, 로라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감정을 느끼는 근육 자체가 위축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네 사람은 모두 달랐지만, 치유의 방향은 같았습니다. 고통을 잊거나 덮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꺼내어 이름 붙이고, 자신의 이야기로 통합하는 것. 길디너는 이것을 '과거 기억에 담긴 독성을 제거하는 과정'이라고 표현합니다. 과거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더 이상 나를 조종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일입니다.

♣위니의 오늘의 한 문장

"진정한 생존자는 과거의 고통을 부정하거나 무기로 삼는 사람이 아니라, 그 고통을 통과해 나옴으로써 타인의 아픔을 깊이 공감하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얻은 사람이다."

<생존자들> 캐서린 길디너

트라우마를 마주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기억의 지하실에 꽁꽁 숨겨두었던 감정의 상자를 열어젖히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과거라는 감옥에서 해방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그 어둡고 긴 터널을 함께 건너가 주는 든든한 안내자가 되어줄 것입니다.

여러분의 마음속에도 혹시 남몰래 덮어두고 외면하고 있던 기억의 조각이 있나요? 그 기억을 마주하는 것이 두려워 어떤 방어 기제를 사용하고 계신가요?

치유는 과거를 지우는 일이 아닙니다. 감추어 두었던 챕터를 다시 꺼내어, 그 속의 감정을 언어로 불러내는 일입니다. 피터도, 대니도, 로라도, 매들린도—그 고통의 챕터를 다시 읽어내는 용기를 냈기에 비로소 생존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마음속에도 오래 닫아두었던 서랍이 있으신가요? 그 서랍 속에 어떤 감정이 들어 있는지, 혹은 이 책을 읽고 가장 마음에 걸린 장면이 어디였는지 댓글로 편하게 나눠 주세요.


"진정한 생존자는 과거의 고통을 부정하거나 무기로 삼는 사람이 아니라, 그 고통을 통과해 나옴으로써 타인의 아픔을 깊이 공감하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얻은 사람이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