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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니의책장
  • Pachinko (National Book Award ...
  • 이민진
  • 13,300원 (50%140)
  • 2017-11-14
  • : 5,581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오늘 마침내 아껴두었던 책을 펼쳤습니다.
소설의 첫 문장
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
역사는 우리를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파친코(Pachinko)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 이민진(Min Jin Lee)의 장편소설로, 2017년 미국에서 출간됐습니다.
작가 이민진의《 파친코》몇 년 전부터 서점가의 베스트셀러 코너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고 작가의 강연까지 찾아 들었을 만큼 무척 친숙한 작품이었습니다. 이미 읽어서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도 막상 첫페이지 첫 문장부터가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페이지를 넘기니 묘한 긴장감과 함께 가슴 한구석이 아릿해져 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은 거대한 역사 속에서 살아남은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파친코 이민진 영도 배경의 작품입니다. 특히 이 소설의 시작점인 부산의 영도 , 자갈치 시장 등 제가 살고 있는 곳의 배경이라 그런지 첫 장을 넘길 때부터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영도 , 지금은 화려한 대교가 놓이고 아름다운 카페들이 즐비한 정겨운 섬이지만 소설 속 1930년대의 영도는 모진 바람을 품은 아픈 역사의 현장이었지요. 타국에서 모진 차별을 견디며 비바람을 맞고 뿌리를 내린 우리 선조들의 이야기는 책을 덮은 뒤에도 제 마음속에 깊은 흔적을 남겼습니다. ​
역사라는 거친 파도 속을 살아낸 보통의 사람들
우리는 흔히 일제강점기를 떠올릴 때 독립운동가의 숭고한 투쟁이나 반대로 뼈아픈 역사의 죄인인 친일파 같은 뚜렷한 인물들을 먼저 상상하곤 합니다. 하지만 소설 속 인물들은 그 거대한 역사의 이분법 사이에 존재했던 지극히 평범하고 이름 없는 사람들입니다. 소설의 시작점이자 주인공 선자의 고향인 파친코 이민진 영도 이 공간은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하루하루 가족의 끼니를 걱정하고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치열하게 몸부림치던 보통의 삶이 너무나 생생해서 오히려 가슴이 아팠습니다. 남편이 감옥에 갇힌 뒤 생계를 위해 낯선 오사카의 거리로 나가 김치 장사를 시작하는 선자의 뒷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가혹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한 명의 인간으로서 또 한 명의 엄마로서 어떻게든 삶을 이어나가려 했던 조선인들의 강인함은 큰 울림을 줍니다. 결국 거창한 이념이나 정치적 구호보다 우리를 살아가게 만드는 힘은 가족을 향한 묵직한 책임감과 사랑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모진 시련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보며 파친코 이민진 영도 이곳에서 시작된 생명력이 얼마나 끈질긴지 실감하게 됩니다.
빼앗길 수 없는 유일한 힘을 찾아서
작품을 읽다 보면 가슴에 깊이 박히는 문장들이 참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자식들에게 배움을 강조하며 머릿속 지식은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유일한 힘이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저는 읽는 것을 멈추고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우리 민족은 유독 학구열이 높고 지식에 대한 지독한 열망이 뼛속부터 새겨져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물리적인 재산은 전쟁이나 차별 속에서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지만 내면의 지식과 쌓아 올린 사고의 체계는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요새와 같기 때문이죠. 냉혹한 타국 땅에서 조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온갖 멸시를 당하면서도 끝내 책을 놓지 않고 아이들을 가르치려 했던 그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오늘을 사는 지혜를 일깨워줍니다. 책을 덮고 나서도 파친코 이민진 영도 라는 단어들이 머릿속을 맴돌며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습니다.

♣위니의 오늘의 한 문장
머릿속 지식은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다.

사랑과 선택이 남긴 강인한 발자국
선자는 막대한 재력을 가진 고한수의 유혹을 뿌리치고 스스로 좁고 험난한 가시밭길을 택합니다. 떳떳하지 못한 삶 대신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며 묵묵히 고난을 헤쳐나가는 길을 걸어간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내리는 선택들도 파친코 구슬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안함을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자는 매 순간 품위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녀의 끈질긴 생명력은 결국 불공평한 게임판 위에서 끝내 살아남아 승리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함을 보여줍니다. 아무리 성실하게 노력해도 이길 수 없도록 설계된 사회라는 거대한 기계 안에서 끝내 버텨낸 이들의 삶은 참으로 눈물겹습니다. 인생이라는 불확실한 게임 앞에서 파친코 이민진 영도 속 선자처럼 묵묵히 걸어갈 용기를 얻어 봅니다.

여전히 가슴 한구석이 아련해지는 것은 책 속에 담긴 우리 선조들의 눈물과 땀방울이 고스란히 느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소설이 주는 묵직한 위로를 안고 책장을 덮으며 제 삶의 태도도 다시금 돌아보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도 각자의 삶 속에서 불안한 하루를 건너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거친 파도 속에서도 끝내 뿌리를 내린 선자처럼 우리에게도 삶을 이겨낼 강인한 힘이 이미 마음속에 자라나고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삶의 거친 바람 앞에서 나를 지켜주는 나만의 유일한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깊은 여운을 나누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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