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리네 민박이 인기를 끄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훌쩍 떠나고 싶지만... 그럴 용기가 없는 사람들을 위한 호기심 충족 아닐까...
(다들 제주도에 별장이나 집이 있다면... 시청율은 반토막이 나지 않을까)
이와 마찬가지로... 핸드폰이나 TV 등이 잘 들어오지 않는 홋카이도의 산골 도무라우시.
이곳에서 작가는 가족과 함께 1년을 나기로 한다.
(엄밀히 말하면 작가의 남편이 주장했고... 그에 따랐을 뿐)
홋카이도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욕심에 직업까지 구했다가... 다시 도무라우시에 마음을 뺏기는 남편.
별다른 저항 없이 그에 따르는 아내(상당수 여성분들은 산골 생활에 반대일 터)
중3이면서도 동아리활동에 더 전념하는 느긋한 장남.
때로는 칠흑의 날개로, 때로는 영국신사로, 때로는 보기로 변신하는 차남.
어디로 튈지 모르는 딸까지...
이 5명의 가족은 한국의 평균적(?)인 40대 남성인 내가 보기엔 정말 당황스럽다.
고입을 눈앞에 둔 아들을 둔 가족이 저렇게나 쉽게 산촌학교(초중등 통합교사를 쓰는)로 간다라...
한국과 비슷한 경쟁사회인 일본에서도 역시 이해하기 쉽지는 않은 모습이었을게다.
그러니 이 책이 효리네 민박처럼 관심을 끌었을 것이고...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이 낙천적이다 못해 당황스럽기까지 한 가족의 이야기를 딱딱하지 않게 풀어가는 것은 작가의 필력이지 싶다.
늘 주변에... 돈 좀 벌면 캘리포니아나 스페인에서 민박집을 하겠다고 입버릇 처럼 되뇌이는 나에게는 이 가족의 용기가 참 부럽다.
아직 용기를 내진 못했지만... 마시마로와 같이 늘 일탈을 꿈꾸는 소시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숨통을 틔여주는... 그런 책이라 하겠다...
p.s. 산촌생활을 정말 가벼운 터치로 담고 있다. 뭔가 철학적 내용을 기대하는 분이라면 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