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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한달 다사다난했지만 책을 보는 시간이 위안이 됐다. 특히 평소에 보지 않았던 과학책들을 쌓아놓고 읽으면서 새로운 지식을 알아가고 이해가 어려워 꾸벅꾸벅 졸면서 독서의 시간을 보내고 다 읽고나서는 가족들에게 공유를 해보기도 했다. 책에 표시하고 필사도 해보는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요새는 매일의 일들과 시간에 얽매여 쉽지않았다.
이사 준비로 한창이던 3월 말부터 시작한 첫번째 과학책은 [슈퍼스페이스 실록]이다.
우리나라는 기록물이 많아서 역사시간에 시대와 기록물을 달달 외웠던 기억이 많다. 특히 농사와 정치를 중요하게 생각했고, 과학적 현상들을 설명하기 위해 천문학도 발달한 나라이다. 단지 내용과 배경은 잘 모르고 왕과 책 제목만 외우는 교육만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초등학교 3학년인 첫째가 역사에 관심이 아주 많은데 우리나라 과학 역사 지식도 조금 끼워넣어보고 싶어서 곽재식 교수님의 [슈퍼 스페이스 실록]을 읽고 이야기도 나눠봤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유럽의 지동설이 종교적 문제로 인정받기 어려웠던 상황처럼 한국도 중화사상(예 天圓地方)과 정치적 영향으로 우주 과학이 발전하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종교나 철학을 끼워맞추는 것은 신화 속 별자리나 민간의 풍문보다 더 경직된 생각 밖에 못하게 만들어서 위험하다. 과학에 대한 흥미는 국가의 미래를 결정지을 정도로 중요하지만 체제 유지를 위해 호기심과 상상력을 막는 세력들이 존재함으로써 과학 발전이 늦어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아이와 공유하고 싶었던 내용 중에는 명량해전에서 달이 이순신 장군과 함께 싸웠던 이야기이다. 실로 위트가 넘치는 부분이다. 또 일식이 불길한 일이라기 보다는 중요한과학 실험과 관찰의 기회라는 것! 고생대 전의 명왕누대, 시생누대, 원생누대라는 명칭의 생소함, 김유신 장군은 화성의 화신일까?, 금성은 이성계의 수호신이었다, 왕건의 별은 토성, 해왕성을 복수극의 제목으로 붙이기, 제주도의 카노푸스에 대한 이야기 또한 흥미로웠다.
나는 조선시대에 카노푸스가 장수의 상징이 된 것이 별 자체에 무슨 특징이 있어서라기보다 카노푸스가 제주도의 별이엇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짐작해 본다. 옛날 벼슬 자리 다툼과 당파 싸움으로 잔인하고 비정하게 서로 겨루던 서울의 양반들은, 자칫 잘못하면 하루아침에 망하기도 했을것이고 고민할 일이나 걱정거리도 많았을 것이다. 그에 비해 어떤 이유로든 멀리 제주도로 떠나 카노푸스 같은 별을 바라볼 여유를 갖고 지내는 사람이라면, 그런 피곤한 세상사 다툼에서 벗어나 한결 평화롭게 살 기회를 누렸을 것이다.
273쪽
동서양의 우주관련 해박한 지식들이 가득들어차서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다가 좀처럼 이어지는 이야기에 책을 덮지 못하고 계속 읽고있게 됐다. 곽재식 작가님은 정말 타고난 이야기꾼이라서 관련성을 전혀 몰랐던 이야기들이 이어져서 보는 내내 과학 현상이 재미나게 이해가 되기도 했다. 6개의 챕터 안에 다양한 이야기는 우주에 대한 지구인의 실록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의 엄청난 과학적 기록물과 유물에 대한 지식에 더해 세계 고금의 이야기로 채워져있어서 내 생각에는 우주에 대한 균형적인 한국인의 시각을 키울 수 있어 나중에 아이와 한 번 더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