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전체보기

알라딘

서재
장바구니
shinylotus님의 서재

동.서양을 막론하고 근대 이전의 형벌은 신체형이 일반적이었다. 신체형은 사형.자유형.재산형으로 구분된다. 사형은 말 그대로 목숨을 빼앗는 것이고 자유형은 강제노동을 수반하는 노역형이며, 재산형은 벌금형이다. 이것은 서양의 경우에도 거의 차이가 없었다. 이것은 범죄자를 일반인들과 격리하는 근대 이후의 구금형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게 되는 것이다.


푸코는 신체형에서 구금형으로 변하는 과정을 살펴보면서 이것이 인간의 자유와 어떤 관계를 갖는지를 고찰하고 있다. 푸코는 그의 저서인 '광기의 역사'에서도 국가의 개입에 의해 소외자들이 어떻게 격리되어가는 가를 고찰하면서 이 격리는 사회의 자유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었음을 증명하였다. 우리는 공산체제하의 구소련에서 반체제인사들이 강제수용소보다는 정신병원에 감금되어 고통을 받았던 많은 사례를 알고 있다.


푸코는 감시와 처벌에서 감옥과 병원의 예를 들면서 그 구조상의 특성이 유사함을 지적하고 있다. 우리는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라는 영화에서 레취드 간호사의 위치를 알고 있다. 그녀는 항상 환자들을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곳에서는 환자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완벽하게 보인다. 그러나 환자들은 그녀를 볼 수 없다. 다만 그들의 위치에 따라 그녀를 볼 수 있을 따름이다. 이것은 감시당하는 쪽에서는 언제나 긴장감을 유지해야만 하는 이유이다.


병원과 감옥은 국가기관의 완벽한 통제를 과시하는 하나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다. 푸코는 이런 시설물 안에서 재교육을 통해 인체를 순종적으로 길들이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파블로프의 조건반사의 법칙이 이용된다. 조건반사의 법칙은 쉽게 말하면 세뇌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국가가 개인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갖추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푸코는 우리가 생각할 수 없는 곳-예를 들면 시간표-에서 감시와 처벌의 흔적을 발견해 낸다. 학교라는 장소 또는 기숙사라는 장소에서 시간표와 획일화된 규칙은 순종적인 인간을 양산해내는 공장으로 본 것이다. 이것이 국가 전체로 확대되어간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가?  푸코의 책을 읽으며 항상 느끼는 것은 그 하나의 부분적 사실을 읽다 문득 그 뒤에 숨어있는 거대한 하나의 실체를 볼 때 경악하게 되는 모습이다. 이것이 그가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진실이 아닐까?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