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꿈을 담은 별
  • 네 마음껏 살아라!
  • 티찌아노 테르짜니
  • 10,800원 (10%600)
  • 2010-02-10
  • : 500

새벽내내 아침이 오는 것을 그리워함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렇게 빗줄기는 멈추지 아니하고 내린 듯 하다.그러기를 오후까지 연이어질지 몰랐다.이런때에 나 혼자 고즈넉히 어떠한 생각에 몰입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곤 하다.분명 것은 거슬러 올라가 과거로의 여행에서 현 시점까지 점을 찍어 놓듯이 하나의 선이 되어 이내 내 걸어온 길의 그림자밟기를 마침표 없이 이어지는 기억의 변증법이 진행되다가 곧 아침이 오는 소리와 함께 소소한 일상적 삶의 단상이 제시되기도 한다.간혹 한 줄기 내려온 빛을 보지 못하고 넋 나간 얼굴로 허공을 찌른적이 간간히 있던 내게 일전의 읽었던 '내 기억의 피아니시모'의 주인공 앨리스를 통해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에서 가족들을 불러 자신의 병에 대해 말을 건네는 장면은 아직도 내 뇌리속에 평생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깊숙히 각인 되어있다.이처럼  어떠한 책을 만나느냐에 따라 내 여행의 방향과 동반자가 달라지기도 한다.그런 연유로 늘 나서는 여행은 내게 적잖은 설레임과 두려움을 선사해 준다.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마치 죽음은 우리에게 등을 보이고  한 줌의 빛조차 허락하지 않는 우리의 생의 측면이기도 하나 살아있음에 해야 할일들이 너무 많아 고로 죽음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두 손을 놓기란 어리석은 일이 아닌가 싶다.굳이 앞서 '죽음'에 관해 거론한 것은  마지막 생의 끝자락에 놓인 아버지인 테르짜니와 아들인 폴코가 주고 받는 문답형식의 대화들을 통해 그가 지금껏 살아온 인생에 대한 회고(懷古)를 구분하여 암의 음침한 골짜기에서 길을 잃지 않고 히말라야에 들어가 영성수련을 하며 생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맞이하게 된다.그렇다면 테르짜니가 폴코에게 들려주려 했던 이야기는 진정 무엇이란 말인가.피렌체의 노동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변두리에서 태어나 동시대의 그야말로 굵직한 사건들을 몸소 체험한 베트남 전쟁,사회주의 중국을 통해 환멸을 느꼈고 소련붕괴,캄보디아의 킬링필드등을 적나라하게 이야기하고 있다.그 중 테르짜니는 신성한 땅인 인도에서 죽음에 앞서서 죽는 법을 어느 정도 배웠고 또한 욕망까지도 버릴 수 있었다고 한다.태어나서 살다가 죽는 것은 모든 인간에게 공통된 체험이라고 말이다.그렇다,사람은 죽고 싶은 것이 아니라 살고 싶은 자연스러운 욕망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책을 읽는 도중에 물연기 피어 오르듯이 연상된 人生爲笑 (인생위소)爲笑不僞 (위소불위)이다.이처럼 인생의 많은 굴곡이 있지만 결국엔 이루기 위해 행동하는 것이며 그렇지 않은 것은 더 말이 필요없이 도태된다.이것이 그가 겪은 큰 소용돌이 속에서 얻은 인생의 진리다.인생이란 길거나 짧거나 영원에 비교하면 무(無)와 같다.인간은 죽음을 두려워하나 그것은 생을 사랑하는 까닭에서이다.그 어떤 것도 우리가 의미를 부여하기 전엔 아무 의미도 없는 것처럼 말이다.마치 아들인 폴코에게 거듭 강조하고 강조한  하고픈 것을 하지 못하고 방황했던 자신이 아닌 용기를 가지고 길이 아니라해서 가지 못함이 아닌 흔들리지 않는 굳건함을 보여주면서 자신만의 올곧은 길을 가라 제시 해 준다.20세기 거칠고 거친 격변의 시대를 지나 온 그는 이중혁명에서 저널리즘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언론을 통해서 사회에 참여할 수 있음을 알았고 그런 연유에서 그의 꿈인 기자가 되어 독일 시사 주간지'슈피켁'특파원으로 일을 하게 되지만 결국엔 세계의 혁명을 부정하는 일찍이 무정부주의(無政府主義)였다고 말한 그의 글을 통해 진정한 변화는 곧 자신에게서 일어남을 의미함을 알 수 있었다.



부자간의 정직한 대화들을 통해 엿 본 죽음을 앞에 둔 그는 모든 욕망을 무시하고 웃어 넘길 수 있는 인생무상함을 깨닫고 삶에 대한 소리없는 가르침을 노래하고 있다.그리 낮지도 높지도 않은 나즈막한 음성으로 들려주고 있다.그것은 희망이 도망치더라도 용기를 놓쳐서는 안되며 완전한 성숙이 되기전까지는 모든 존재는 자연에  빚을 진자인만큼 욕망이 넘치는 자에겐 그것이 세상 끝이겠지만 욕망을 버린 자에겐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또 다른 깨우침을 일깨워 주고 있다.진정 사랑하는 아들에게 위대한 가르침을 전해준다.그것은  '네 마음껏 살아라'라고!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