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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담은 별
[나만의 단짝]

 

두 아이들이 계절이 옷을 갈아 입듯이 그렇게 알게 모르게 훌쩍훌쩍 잘도

알아서 성장해 가고 있는 와중에 그 사이에 엄마인 나로서는 감수성이 예민한

여자 아이들이라서 더더욱 관심의 끈을 놓지 못하고 틈틈이 그 새를 끼어들려

노력하는 중이기도 하다.때때로 나를 뒤로 한 채 둘만의 공간적,시간적인

여유를 누리고자 머리를 재빠르게 돌리는 것도 나의 눈에는 보이기도 하지만

그때의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행동들이라 생각하고 나 역시 그러한 시기를

거쳐 성인이 된 탓에 족히 이해하고도 남을 일이다.

 

물과 기름처럼 전혀 섞일 수 없는 두 아이 유경이와 은비를 중심으로 그 시기에

거치는 감정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일어나는 세세한 작은 떨림들을 지극히

감성적으로 우정이란 틀을 완성해 간 작품이 아닌가 싶다.

 

현재 두 아이에겐 단짝이 있다.방과 후 재잘재잘 들려주는 그 이야기가 나는

참 즐겁고 마냥 소꿉놀이 보는 듯 입가에 웃음을 자아내게 하곤 한다.물론

나에게도 그 시기에도 현재에도 유독 마음이 가고 나를 온전히 드러내 보일

수 있는 단짝인 친구가 있긴 하다.단,가정을 꾸리면서 서로의 시간이 허락치

않아 안부로 전하는 짤막한 소식통이지만 그것으로도 내게 삶의 작은 행복이

기도 하기에 친구와의 우정은 어찌보면 '참다운 또 다른 반쪽의 완성'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사람의 감성을 뒤흔들어 놓으며 때론 눈물을 짓게 만들고 또는

멈추지 않는 웃음 보따리를 선사해 주기도 한다.

 

서로 너무도 달라 전혀 섞이지 않을 두 친구를 통해 주거니 받거니 누구에게도

말 못할 그 깊은 곳의 마음의 잔재 덩어리를 끄집어 내어 건넬 수 있는 대상으로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이들이 성장하면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심리적인 묘사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점에서 큰 아이는 커다란 공감대를 느끼는 듯 했다.

 

딱히 꼬집어 말하자면 딸 아이든 성인이 된 나 역시도 그 거센 감성의 소용돌이

속에서 때때로 힘겹게 부딪히며 마침내 순풍을 만나 우리가 원하는 우정이란

섬에 무사히 안착하여 기쁨의 노래를 즐겁게 부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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